[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테마의 수혜가 엔비디아를 넘어 더 폭넓은 종목들에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I산업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전용 반도체에만 집중돼 왔으나 전력량’발열량 감소라는 새로운 과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달 22일부터 6일(현지시각)까지 최근 2주 동안 각각 0.06% 하락, 0.35% 상승했다.
미국증시는 올해 초 큰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과열에 따른 부담감, 개별 기업들의 악재 등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는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7% 상승했고 ‘AI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13% 가량 상승했다.
미국 업체 델(DELL)이 AI용 서버 매출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늘면서 AI 테마 열기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그럼에도 AI산업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바로 전력량과 발열량의 감소다.
AI산업은 연산량이 방대해 기존의 데이터센터로 감당할 수 없다. 이에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천문학적 연산량을 고려할 때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량과 발열량을 잡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력량의 경우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량이 7배 이상 소모돼 비용 부담이 크다. 여기에 유럽연합, 미국, 중국 등 각국 정부는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전력량 절감을 요구하고도 있다.
발열량 해결도 주요 과제다. 발열이 지나칠수록 데이터센터 장치 부품의 성능을 저해하며 냉방을 위해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이런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앞으로 반도체에 더해 AI 테마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액침냉각은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량과 발열량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액침냉각은 특수용액에 서버를 담그는 냉각방식으로 기존 공랭(공기로 냉각)식 냉각보다 효율적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낮춰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1메가와트 데이터센터 기준 공랭식 냉각의 연간 전력소모량은 1.7메가와트이나 액침냉각은 0.9메가와트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를 통해 운영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글로벌기업들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선보였는데 대부분 액침냉각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액침냉각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액침냉각용 특수용액 생산자와 선제적으로 액침냉각을 도입한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등이 액침냉각 수혜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엔무브는 액침냉각 용액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델과 협력해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의 상용화에 나서고 있어 기대감을 키운다.
GS의 자회사 GS칼텍스도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를 처음 출시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 중에선 KT와 SK텔레콤이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량 감소를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 강화된 AI칩인 AGI(인공일반지능)칩 사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업체들은 엔비디아 의존도 감소 및 전력 효율화 달성을 목적으로 현재 AGI칩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종류의 주문형 AGI칩을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체제를 구축했다. 중소형주 가운데선 가온칩스가 삼성전자의 AGI칩용 디자인 솔루션 공급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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