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벽에 막힌 과일수입…놔두자니 소비자 ‘시’ 풀자니 농가 ‘눈물’

서울경제 조회수  

벽에 막힌 과일수입…놔두자니 소비자 ‘시’ 풀자니 농가 ‘눈물’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팔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에 사과 검역 협상을 신청한 것은 1992년이다. 현재 총 8단계의 검역 중 5단계까지 오는 데 30여 년이 걸린 것이다. 아직 수입 검역 요건의 초안 작성과 수입 금지 제외 기준 입안 예고, 기준 고시 및 발표 등이 더 남아 있다. 하지만 나머지 과정이 언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후지’라는 사과 품종으로도 이름난 일본 사과가 본격적으로 들어올 경우 국내 사과 농가의 극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실상 허가할 생각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부가 진행한 검역 평균 연수가 8년 1개월이다. 이미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난 셈이다.

한국에 사과 수출을 원하는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에 뒤이어 사과 검역을 신청한 나머지 국가 중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국은 1단계인 ‘접수’에, 미국 등 3개국은 3단계인 ‘예비위험평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과 수입을 위한 검역 협상이 더딘 데는 국내 사과 농가 보호라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것이 관계 부처와 농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외국산 사과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과 가격이 떨어지고 국내 농가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는 지난달 2일 본회의에서 “그동안 정부는 소비자물가 안정화를 위해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농축산물을 들여와 농가들에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안기고 있다”며 사과 수입 추진을 반대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벽에 막힌 과일수입…놔두자니 소비자 ‘시’ 풀자니 농가 ‘눈물’

충남도의회는 “사과 수입을 추진하면 단감·배 또한 수입이 진행될 것이고 이들 품목 농가의 폐원과 전체 과수 품목 불균형으로 농업 생산 기반을 무너뜨리게 된다”며 “지난해 이상 저온과 우박 등 연이은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사과 농사를 지어온 농가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농가 민심을 고려해서라도 수입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농정 당국은 △검역 해제 시 물리적인 시간 부족 △햇사과(7월) 출하 시 문제 해결 △검역주권·협상권 약화 △사과 농가 피해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검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검역은 한쪽 국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국·수출국 양자가 같이 하는 것”이라며 “수출국의 자연이나 기후 환경도 수시로 변하는 만큼 그런 부분도 봐가면서 진행을 해야 해 속도를 빠르게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가 당국은 소비자를 생각했을 때 수입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상재해 우려뿐 아니라 사과 재배 면적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서 9년 뒤인 2033년에는 사과 재배 면적이 올해보다 8.6% 감소한 3만 90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축구장 4000개에 달하는 규모다. 재배 면적 감소에 따라 사과 생산량은 올해 50만 2000톤에서 2033년 48만 5000톤 내외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과 공급을 국내에만 의존할 경우 사과 생산량 감소에 기상재해까지 겹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올해처럼 과일 가격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검역 부분은 미리 풀어두고 할당관세를 통해 수입을 조절하면 된다는 조언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재작년에 감자 가격이 폭등했을 때도 똑같이 감자 검역 문제가 걸려 있어 수입이 어려웠다”며 “농민의 관점과 소비자의 관점을 조화시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투싼·스포티지에 질린 아빠들” 이 SUV 수입해달라고 난리났다!
  • “충전 한 번에 최대 701km” BMW가 내놓은 순수 전기차 뉴ix의 위력
  • “이러니 현대차 안팔리지” 2천만원대 BYD 야심작 또 나온다!
  • “방심하면 그대로 저승행” 올 겨울 정말 심한 빙판길 운전 주의보
  • “상사와의 어려운 술자리로 집유” 음주 뺑소니한 경찰관 논란
  • “20년 만에 돌아온 무쏘” 2천만원대 포터 가격에 살 수 있을까?
  • “120만 원으로 누리는 개방감” 액티언, 상품성 논란 이겨낼 초강수 옵션 도입
  • “신차 살 돈 없는 아빠들” 끝없이 비싸지는 신차 가격에 중고차로 눈돌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4년 만에 흥국 컴백, 31살 리베로 투혼에…"무릎 통증 안고 뛰지만, 끝까지 잘할 것" 디그여왕도 박수 보냈다

    스포츠 

  • 2
    포항 스틸러스, '빅영입' 없어도 우승 경쟁 자신! "기존 선수단과 시너지 효과, 우리만의 강점이 될 것" [MD현장]

    스포츠 

  • 3
    “이렇게 씻어야 한다…” 대부분이 몰랐던 팽이버섯 손질법

    여행맛집 

  • 4
    BMW, 성능과 효율이 모두 향상된 순수전기 SAV ‘뉴 iX’ 최초 공개

    차·테크 

  • 5
    미래에셋·메리츠·키움 등 대형 증권사들 '영업익 1조 클럽' 속속 복귀

    뉴스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왜 또 이런 소식이” .. 국민가수 송대관, 별세 소식에 팬들 가슴도 ‘철렁’

    연예 

  • 2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할지도”… 부모님과 한복 입고 추억 만들기 좋은 국내 여행지

    여행맛집 

  • 3
    “나 때문에…” 이동건, 17년 만에 꺼낸 뼈 아픈 고백

    연예 

  • 4
    장현국 넥서스 대표 “크로스 코인, 전례 없던 큰 기회” 역설

    뉴스 

  • 5
    PC·모바일 게임 5종에 달달한 발렌타인데이 강림

    차·테크 

[AI 추천] 추천 뉴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투싼·스포티지에 질린 아빠들” 이 SUV 수입해달라고 난리났다!
  • “충전 한 번에 최대 701km” BMW가 내놓은 순수 전기차 뉴ix의 위력
  • “이러니 현대차 안팔리지” 2천만원대 BYD 야심작 또 나온다!
  • “방심하면 그대로 저승행” 올 겨울 정말 심한 빙판길 운전 주의보
  • “상사와의 어려운 술자리로 집유” 음주 뺑소니한 경찰관 논란
  • “20년 만에 돌아온 무쏘” 2천만원대 포터 가격에 살 수 있을까?
  • “120만 원으로 누리는 개방감” 액티언, 상품성 논란 이겨낼 초강수 옵션 도입
  • “신차 살 돈 없는 아빠들” 끝없이 비싸지는 신차 가격에 중고차로 눈돌려

추천 뉴스

  • 1
    4년 만에 흥국 컴백, 31살 리베로 투혼에…"무릎 통증 안고 뛰지만, 끝까지 잘할 것" 디그여왕도 박수 보냈다

    스포츠 

  • 2
    포항 스틸러스, '빅영입' 없어도 우승 경쟁 자신! "기존 선수단과 시너지 효과, 우리만의 강점이 될 것" [MD현장]

    스포츠 

  • 3
    “이렇게 씻어야 한다…” 대부분이 몰랐던 팽이버섯 손질법

    여행맛집 

  • 4
    BMW, 성능과 효율이 모두 향상된 순수전기 SAV ‘뉴 iX’ 최초 공개

    차·테크 

  • 5
    미래에셋·메리츠·키움 등 대형 증권사들 '영업익 1조 클럽' 속속 복귀

    뉴스 

지금 뜨는 뉴스

  • 1
    “왜 또 이런 소식이” .. 국민가수 송대관, 별세 소식에 팬들 가슴도 ‘철렁’

    연예 

  • 2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할지도”… 부모님과 한복 입고 추억 만들기 좋은 국내 여행지

    여행맛집 

  • 3
    “나 때문에…” 이동건, 17년 만에 꺼낸 뼈 아픈 고백

    연예 

  • 4
    장현국 넥서스 대표 “크로스 코인, 전례 없던 큰 기회” 역설

    뉴스 

  • 5
    PC·모바일 게임 5종에 달달한 발렌타인데이 강림

    차·테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