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 글로벌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이 95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며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도 올라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재고 소진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시장조사 업체 퀵팩트세트의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반도체 관련 상장기업 840여 곳의 전체 시총이 7조 1530억 달러(약 9514조 2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해 4.7배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상장사 전체의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 이상으로 커졌다. 이는 2018년보다 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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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로 살펴보면 5년간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이 기간 2조 달러(약 2660조 원) 증가해 5년간 26.4배가 늘었다. 또 미국의 통신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5년간 약 5200억 달러(6배),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가 약 4100억 달러(4.2배) 시총이 불어났다. 네덜란드 기반의 글로벌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시총도 5년간 3300억 달러(3.8배) 확대됐다.
반도체 기업들의 시총은 2022년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때 급감했지만 2023년 챗GPT 등 생성형 AI 투자 바람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반도체 재고가 급격하게 줄면서 ‘다운사이클(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의 끝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시총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시총은 2023년 말과 비교해도 30% 가까이 불어났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시총 회복세가 지나치게 빨라 ‘고평가’라는 신중론도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매수’ 의견이 우세하다. 피델리티투신의 한 관계자는 닛케이에 “반도체 기업의 펀더멘털(실적) 개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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