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170달러 지지선 밑으로
중국 판매량 부진·EU 벌금 영향
“2021년 수준까지 후퇴할 수도”
EU, ‘빅테크 겨냥’ DMA 7일부터 시행
애플, 에픽게임스 개발자 등록 차단
테슬라에 이어 애플 주가도 올해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고 유럽연합(EU)이 규제의 칼을 빼 들면서 애플 주가가 한층 더 큰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9% 하락한 169.12달러에 마감하며 1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서만 12.16% 빠졌다. 이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3520억 달러(약 468조 원) 증발했다. 테슬라가 올해 28.95%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애플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애플이 1월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가 사전판매 호황을 맛보고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중국 사업 부진과 EU 벌금 등이 하락장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감소했다. 4일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서비스 관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8억4000유로(약 2조611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페어리드스트래티지의 케이티 스톡턴 대표는 “애플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179~180달러 지지선 아래로 떨어졌다”며 “170달러 수준이 깨지면 주가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지지선은 약 161달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지선은 주가 하락 이후 주식 매입 세력이 유입되는 가격대를 나타낸다.
22V리서치의 존 로크 수석 이사는 지난달 애플의 약세 전망을 내놓으며 “애플은 S&P500지수에 비해 이미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플 주가가 165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2021년 수준인 1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락세인 애플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마이클 투미 트레이딩 책임자는 “어느 시점이 되면 (애플 주식을) 증오하는 마음이 지나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애플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과매도된 상태”라고 짚었다.
EU가 7일부터 시행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이 애플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DMA는 거대 IT 기업을 겨냥한 독점금지법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빅테크 기업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현재 애플을 비롯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바이트댄스 등 6개 기업이 첫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다. 경쟁법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20%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애플이 앱스토어 수수료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에픽게임스의 유럽 내 개발자 등록을 막으면서 양사의 갈등은 재점화됐다. 에픽게임스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유럽에서 아이폰용 게임을 출시하기 위한 개발자 계정 신청을 거부했다”며 “이는 경쟁자를 죽이려는 보복 조치”라고 말했다. 이런 조치에 대해서도 EU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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