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7일 국내 특수은행,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을 비롯해 19개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손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약화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정으로 ‘부정적’ 전망을 달게 된 19개 은행은 부산은행, 한국씨티은행, 대구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KB금융지주,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KDB산업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신한지주, SC제일은행, Sh수협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강등될 경우 국내 은행들은 외화채권 등 달러채 자금을 더 높은 금리로 조달해야 한다.
기존에 발행됐던 채권들의 금리가 조정될 수도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 규모는 약 530억 달러로 2022년 대비 10% 넘게 증가하면서 역대 연간 최대 규모 발행액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무디스가 선순위 장기 발행을 위해 국제신용등급 Aa3로 평가한 국내은행은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이다.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은 Aa2 등급을, KB금융지주, 신한지주, Sh수협은행, 우리은행은 A1을 보유 중이다. 부산은행은 A2다.
무디스는 국내 은행의 영업환경이 향후 최대 1년 6개월간은 약화할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이자부담과 높은 생활비로 인해 민간 개인 소비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의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자산리스크도 증가세다. 국내 은행의 평균 대출연체율은 작년 말 0.38%에서 향후 1년간 약 0.5%p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이자 및 원금 상환 유예 연체율과 부동산 대출이 자산위험의 핵심 원천”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은행들의 자본력은 신용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라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확충도 완만한 대출성장과 안정적 배당성향에 힘입어 꾸준하다고 전망했다. 은행 유동성 또한 오는 하반기 금융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100%로 정상화하면서 개선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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