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마땅한 카드없이 돈풀기만 지속…유가마저 뛰면 속수무책

서울경제 조회수  

마땅한 카드없이 돈풀기만 지속…유가마저 뛰면 속수무책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권욱 기자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를 넘어선 것은 1차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과·귤 값은 1년 전보다 70% 이상 올랐다. 이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3%대를 보이다 1월 잠시 2.8%로 내려왔는데 한 달 만에 3%를 웃돌게 됐다.

신선과실이 41.2%나 오르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농산물도 1년 전보다 20.9% 치솟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물가상승률 3.1% 가운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기여도가 1%포인트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 탓에 농산물·채소가 원활히 출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귤의 경우 노지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과일 수요가 많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카드없이 돈풀기만 지속…유가마저 뛰면 속수무책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커졌다. 교통요금도 오르고 있다. 시내버스료는 11.7% 올라 2012년 6월(11.8%)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4.9% 올랐다.

물가 둔화 흐름을 이끈 유가마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은 1.5%에 그쳐 지난해 12월(-5.4%)과 올해 1월(-5.0%)보다 약해졌다. 수입 원유의 약 7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77.2달러에서 1월 78.9달러, 지난달 81.2달러로 단계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가 배럴당 82~84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발표될 3월 물가 동향에서 석유류 가격이 플러스로 전환해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씨티그룹은 향후 1년 6개월 내에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원유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한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600억 원 투입 △오렌지·바나나 직수입 확대 △만다린·두리안 및 파인애플 주스 관세 인하 등의 추가 물가 안정책을 내놓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석유류의 경우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매주 전국 주유소를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에서 관세 인하와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유지한 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 단속,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등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물가 안정 카드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경우 2021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어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과일 값만 해도 햇사과가 나오는 7월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수답식 대책인 셈이다. 수입 과일 관세 인하만 해도 과일 가격 전반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어서 추가적인 공급 확대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는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데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돈 풀기를 지속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중견기업·첨단산업 저리 대출을 골자로 한 총 76조 원 규모의 대출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물가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에 65%의 재정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1월 시중은행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간접 지원해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9조 원 규모로 운용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를 더 확대할 가능성까지 내비친 바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광의통화량(M2, 평잔 기준)이 3916조 6854억 원으로 1년 새 116조 원 넘게 불어났다. 석 교수는 “경기 둔화가 대비되는 하반기에 대비해 실탄을 쌓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볼보 최초의 전기 세단” 벤츠부터 테슬라까지 다 잡는다!
  • “군산서 중국차 생산 확정!” 택배차 싹 바뀔 다마스급 상용차
  • “한 달 주차료가 41만 원?” 미친 비용이지만 박수 받는 아파트 개정안
  • “렉스턴 결국 단종되나” 대신 ‘무쏘’ 이름 바꿔 달고 돌아올 가능성 제기
  • “스포티지 구매 후회 막심” 토레스 하이브리드, 스포티지보다 이게 더 좋다고?
  • “기아차 그대로 베꼈네” EV3 똑 닮은 중국 전기차 출시
  • “비싸도 어차피 사줄거잖아” 대안 없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양산 임박
  • “하이브리드 무서워서 못 사겠네!” 스포티지 HEV, 주차 중 자체 발화
1 / 2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다저스는 고작 39승 투수에게 1952억원을 쏟아부었다…유리몸 에이스 오명 떨쳐낼까, 올해도 ‘불안한 출발’

    스포츠 

  • 2
    목포해경, 화재선박 진압과 조업 강행 관리선 3척 적발

    뉴스 

  • 3
    KT, 2년 연속 온나손 호텔 몬토레와 동행…호텔 측, 지배인부터 셰프까지 총출동! 환영식 개최 [MD오키나와]

    스포츠 

  • 4
    “한국에서는 답이 없다” … 심상치 않은 움직임, 정부까지 나섰지만 ‘과연’

    뉴스 

  • 5
    [아산시 소식]2025년 악취 중점 관리 사업장 합동점검반 운영 등

    뉴스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멸치볶음 힘들게 만들지 마세요…10배 맛있어지는 마법의 레시피

    여행맛집 

  • 2
    [우리동네 1사-1시장] 학생의 놀라운 생각, 시장의 놀라운 변신

    뉴스 

  • 3
    인천문화재단 '되돌린 시간 되짚은 공간' 사진기록물 발간

    뉴스 

  • 4
    [인천 시정 특집] 일하고 싶은 매력적 공간…“청년들이여 오라”

    뉴스 

  • 5
    [인천 교육 돋보기] 인천 '폐교' 살리기

    뉴스 

[AI 추천] 추천 뉴스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볼보 최초의 전기 세단” 벤츠부터 테슬라까지 다 잡는다!
  • “군산서 중국차 생산 확정!” 택배차 싹 바뀔 다마스급 상용차
  • “한 달 주차료가 41만 원?” 미친 비용이지만 박수 받는 아파트 개정안
  • “렉스턴 결국 단종되나” 대신 ‘무쏘’ 이름 바꿔 달고 돌아올 가능성 제기
  • “스포티지 구매 후회 막심” 토레스 하이브리드, 스포티지보다 이게 더 좋다고?
  • “기아차 그대로 베꼈네” EV3 똑 닮은 중국 전기차 출시
  • “비싸도 어차피 사줄거잖아” 대안 없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양산 임박
  • “하이브리드 무서워서 못 사겠네!” 스포티지 HEV, 주차 중 자체 발화
1 / 2

추천 뉴스

  • 1
    다저스는 고작 39승 투수에게 1952억원을 쏟아부었다…유리몸 에이스 오명 떨쳐낼까, 올해도 ‘불안한 출발’

    스포츠 

  • 2
    목포해경, 화재선박 진압과 조업 강행 관리선 3척 적발

    뉴스 

  • 3
    KT, 2년 연속 온나손 호텔 몬토레와 동행…호텔 측, 지배인부터 셰프까지 총출동! 환영식 개최 [MD오키나와]

    스포츠 

  • 4
    “한국에서는 답이 없다” … 심상치 않은 움직임, 정부까지 나섰지만 ‘과연’

    뉴스 

  • 5
    [아산시 소식]2025년 악취 중점 관리 사업장 합동점검반 운영 등

    뉴스 

지금 뜨는 뉴스

  • 1
    멸치볶음 힘들게 만들지 마세요…10배 맛있어지는 마법의 레시피

    여행맛집 

  • 2
    [우리동네 1사-1시장] 학생의 놀라운 생각, 시장의 놀라운 변신

    뉴스 

  • 3
    인천문화재단 '되돌린 시간 되짚은 공간' 사진기록물 발간

    뉴스 

  • 4
    [인천 시정 특집] 일하고 싶은 매력적 공간…“청년들이여 오라”

    뉴스 

  • 5
    [인천 교육 돋보기] 인천 '폐교' 살리기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