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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1.2만가구’ 둔촌주공, 전세 받게 됐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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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올해 11월 입주할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이곳에 1만2032가구가 집들이함으로써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째 줄곧 상승세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규모 단지의 입주와 실거주 의무 유예 효과가 강동구를 비롯한 동남권에 한정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로 ‘2년만 살 수 있는’ 전세와 ‘4년까지 살 수 있는’ 전세로 매물이 양분되는 점도 전세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실거주의무 폐지 혼란…준비 안 된 정부탓?(1월10일)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올해 11월 입주로 가닥을 잡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시, 3만8000가구 입주 전망…”전세시장 안정”

서울시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전망’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3만7897가구, 내년 4만8329가구 규모로 아파트 집들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단지와 공공주택(공공분양·임대), 청년안심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 물량입니다.

민간 수치와는 약 1만가구 차이가 납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는 지난달 8일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를 통해 올해 2만8664가구, 내년 3만1365가구가 서울에서 입주할 것으로 분석했죠.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민간 업체의 통계자료와 자치구 진행 상황을 전부 확인해 리스트에 포함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부풀린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집계라는 주장입니다. 오히려 “민간이 ‘과소 산정’한 입주전망 정보가 시장에 혼란을 준다”고 꼬집기도 했죠.▷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서울시·아실·부동산원 ‘입주물량’ 왜 다를까(2023년2월23일)

올해 입주 예정 단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입니다.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서울시 올해 입주 아파트 전망치의 약 32%를 차지하죠. 당초 내년 1월로 예정됐던 둔촌주공이 입주시기를 올해 11월로 앞당기면서 서울시가 지난해 예측한 올해 입주예정 물량(2만5124가구)과도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서울시는 “둔촌주공은 11월 입주가 예상되지만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물이 풍부해 전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2000가구 이상 정비사업장의 입주 패턴을 분석한 게 근거랍니다. 입주 시작일 이후 2개월까지 50% 정도의 실입주가 이뤄지고, 3개월이 되면 80%가량 입주가 마무리된답니다. 또 신규 매물은 입주일 이전 3개월부터 나오기 시작해 입주 시작일 이후 3개월까지 약 6개월간 매물이 시장에 풀린다는 거죠.

2024 2025년 서울 주요 입주예정 아파트 /그래픽=비즈워치

실거주 의무 3년 유예…전세 ‘이중가격’ 불러

하지만 둔촌주공은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둔촌주공의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142건 올라와 있습니다. 입주가 11월인데도 말이죠. 워낙 대단지이다 보니 물량이 풀리기 전 일찍부터 세입자를 구하려는 집주인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네이버페이 부동산에는 이달 4일 기준 511건(중개업소 중복 포함)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나와 있는데요. 이는 실거주 의무 유예를 상정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21일(345건)과 비교하면 48% 증가한 수준입니다.

강동구의 A 공인중개사는 “전세 호가는 25평(전용 59㎡) 6억5000만원, 34평(전용 84㎡) 8억5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며 “소형평수는 일반분양 물량 위주라 2년이나 3년 계약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달 29일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됐는데요. 적어도 3년 안에는 수분양자가 직접 들어와 2년을 살아야 하고, 그래야 집을 팔 수 있는 거죠.

이 때문에 둔촌주공의 전세 매물은 ‘이중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탓에 세입자가 2년만 살고 나가야 하는 일반분양 매물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 거주할 수 있는 조합원 매물로 나뉘기 때문이죠. 

B 공인중개사는 “4년을 살기엔 34평 조합원 물량이 안정적”이라며 “지금도 조합원 물량은 2000만~5000만원 더 높은 가격에 나와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년 이상 살 집을 찾는 세입자라면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3년 유예가 걸린 일반분양 물건을 피하고 계약 때도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특약에서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입니다.

실거주 의무 유예되는 서울 주요 아파트/그래픽=비즈워치

’41주째 상승’ 서울 전셋값 잡기엔 역부족?

실거주 의무 유예가 둔촌주공 전셋값에 영향을 미친다면 1만2000가구라는 대규모 입주물량 자체는 인근 아파트의 전셋값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근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둔촌주공 조합원들이 새로 지어진 올림픽파크포레온에 입주하면 기존에 살던 집이 다시 임대차시장에 풀려서죠.

강동구에서는 둔촌주공뿐만 아니라 강동 헤리티지 자이(1299가구)도 올해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죠. 서울시는 이 단지의 매물이 내달부터는 본격 형성될 거라 보고 있는데요. 강동구의 C 공인중개사는 “25평 5억~6억원, 32평 7억~8억원대에 전세 매물이 나와있다”고 합니다.

다만 그 여파는 서울 전반에 미치기보다는 입주 아파트가 몰린 강동구에 한정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5월 넷째주 이후 41주 연속 상승 중이고요. 강동구의 경우 지난해 5월 셋째주부터 오르다가 올해 1월 마지막주 내림세로 돌아선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덕, 잠실 등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이 복귀하면서 주변에 전세매물이 늘어 동남권, 특히 강동구의 전셋값이 하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입주가 마무리되면 가격도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국토교통부 집계 등을 볼 때 실거주 의무 유예 혜택을 보는, 그러니까 전세로 나올 수 있는 올해 입주 아파트는 2만7000여가구로 집계되는데요. 이는 공급이 부족했던 전세시장의 단기 안정제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유예’로 인한 일시적 물량 효과가 아파트 임대차 시장을 장기적 안정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죠.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3만8000가구 중 상당수가 강동구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서울 전체 전세시장 안정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물량이 넉넉하다고 안심시키는 말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긴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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