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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등 일본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나가자 향후 전망을 두고 대형 기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기업의 이익 체력과 일본 정부의 정책 행보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견해와 오를 만큼 올라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일본 금융서비스업체 모넥스그룹의 제스퍼 콜 전략가는 닛케이지수가 내년 말 5만 5000엔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37%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다. 일본 기업들의 이익을 내는 기초체력이 예전과 다르다는 게 그의 낙관론의 배경이다. 그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발표한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계획’이 아니라 일본의 민간 부문 때문이라면서 “일본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끊임없는 구조조정으로 뛰어난 수익력을 자랑한다”고 했다. 1995년부터 2022년 사이 토픽스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매출은 1.1배, 주당순이익(EPS)은 11배 증가했는데 이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과 비교할 경우 그 증가율이 각각 3배와 6배 높은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앞서 지난해 7월 CNBC 방송에 출연해 “향후 12개월 이내에 닛케이지수가 4만엔을 돌파할 것이라면서 긍정적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육아수당 인상, 국방 지출 증가 등의 이유로 정부지출을 늘리려고 하고 있어 세금 인상 이슈와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긍정적인 견해를 지지한다. BoA는 지난달 일본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감안해 닛케이지수의 올해 연말 전망치를 종전 3만 8500엔에서 4만 1000엔으로 높였다.
하지만 비관론도 상당하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산하 미즈호 연구소의 모마 카즈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이익률은 일련의 성공적인 가격 인상으로 크게 개선됐지만 이는 일회성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상승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닛케이지수가 몇 년 내 5만 엔을 돌파할 수는 있겠지만 올해 중반 3만 6000~3만 7000엔까지 하락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이번 강세장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즉,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낙관적인 희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증시 호황은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진입하고 독일에 세계 3위 경제 대국 자리를 빼앗긴 국가 경제와는 분리된 상황”이라면서 “국내 경제는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증가, 공공 재정 부담 가중 등 취약한 상황인 만큼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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