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이사회 내 사내이사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를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공시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이 올해 이사회 구성에 가장 큰 폭의 변화를 줬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달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 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모두 4명을 추천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KB금융이 1명,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이 각 2명을 추천한 것과 비교하면 최소 두 배 이상의 변화 폭이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따라 하나금융 사외이사진 정원은 8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다. 4대 지주 가운데서는 신한금융(9명)과 함께 최대 규모가 된다.
하나은행 사외이사진은 다양성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정됐다.
학계 출신 인사 비중이 50%에서 33% 수준으로 줄면서 그동안 지적됐던 학계 편중 현상이 일부 해소된다. 여성 사외이사도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며 비중은 12%에서 22%로 확대된다.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정원 증대, 여성 사외이사 비중 확대,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 등 여러 측면에서 큰 변화를 꾀한 셈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이사회 변화는 사외이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만큼이나 사내이사진에도 큰 변화를 줬다.
하나금융은 사내이사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직)이 기존 사내이사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를 맡는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이사회 멤버에 사내이사가 3명 참여하는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다른 곳은 회장만 사내이사를 맡고 은행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합류로 사내이사 비중이 기존 20%에서 25%로 늘어난다. 자연스레 이사회 내 사내이사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진의 역할인 사내이사 견제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고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로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 결정, 대표이사의 선출, 업무집행에 대한 감시 등의 업무를 맡는다.
사내 이해관계를 지닌 경영진을 견제하면서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꾸려지는 하나금융 이사회는 핵심 이사회 안건으로 꼽히는 차기 지주 회장 선임도 논의해야 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사회는 늦어도 올해 말에는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다음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들이 이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금융 이사회가 지난해 주요 안건에 대해 무조건 찬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견제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지난해 하나금융 이사회에 상정된 36건의 결의안 가운데 1건은 수정 가결, 2건이 조건부 가결됐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의장 유고 시 직무대행 순위와 관련해 감사위원장을 직무대행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수정 가결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에프앤아이의 유상증자 건은 조건부 가결했다. 두 회사의 과거 증자 자금을 집행한 결과와 본 건을 집행한 뒤 이행 상황을 보고하는 조건을 추가했다.
이사회 아래 위원회로 넓혀보면 감사위원회에서 전원 반대에 따른 부결 의안도 1건 있었다.
감사위원회는 상정된 감사업무규정 개정(안)의 내용이 감사위원회의 책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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