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밑도는 이익률 여전
자산운용 성적 다시 악화 관측
고객에 악영향 우려 목소리도
국내 3대 손해보험사가 투자를 통해 거둔 이익이 한 해 동안 3500억원 넘게 불어나며 연간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덕에 이익률도 3%대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수치란 점에서 아직 의문부호가 남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 금리 인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산운용 효율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보험사의 투자 성적이 고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3개 손보사의 투자손익은 총 3조1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3527억원) 늘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화재의 투자손익이 2조188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1.0% 증가했다. 현대해상 역시 4956억원으로 해당 금액이 19.5% 늘었다. 조사 대상 손보사 중에서는 DB손보의 투자손익만 4668억원으로 18.8% 줄었다.
자산 규모를 감안한 수익성으로 봐도 개선 흐름은 뚜렷했다. 이들 손보사의 지난해 평균 투자이익률은 3.01%로 1년 전보다 0.29%포인트(p) 올랐다.
현대해상의 투자이익률이 3.22%로 같은 기간 대비 0.44%p 상승하며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삼성화재 역시 투자이익률이 2.80%로 0.54%p 올랐지만, 아직 2%대에 머물렀다. DB손보의 투자이익률은 3.00%로 0.11%p 떨어졌지만 3%대를 유지했다.
손보사들의 투자 성적이 좋아진 배경에는 금리 상승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장 금리가 높아질수록 자산운용 수익률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게 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조만간 금리가 내리막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는 물론 금융권 전반의 자산운용 효율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현재의 시장 금리가 정점으로, 연내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기와 폭의 문제일 뿐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연준은 가장 최근 열린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해오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네 번째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금리를 유지하겠지만, 올해 최대 6~7차례까지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65~0.90%포인트 낮은 4.6%(중간값)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두고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보험사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훗날 다시 돌려줘야하는 보험의 구조를 감안하면, 자산운용 효율 악화는 알게 모르게 가입자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에 힘입어 보험업계의 자산운용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지만, 절대값으로 보면 아쉬움이 남는 현실”이라며 “가입자 이익 차원에서도 투자 효율을 보다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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