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LEAP(리프) 2024’에 참가해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력을 선보인다. 중동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인 LEAP는 ‘사우디판 CES’로 불릴 만큼 중동에서 영향력이 큰 행사다.
4일 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이날부터 7일까지 LEAP 2024가 열린다. 올해는 ‘새로운 세계로(Into New World)’를 주제로 AI부터 스마트시티, 핀테크, 미래에너지, 게임 등 광범위한 미래 기술들이 소개된다.
올해 LEAP에는 18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주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화웨이·아람코 등이다. 중동 최대 IT 박람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17만명 이상이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183개국에서 17만2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세계 최대 박람회로 꼽히는 미국 CES(11만여명)·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9만여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참가자 면면도 화려하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아민 나세르 아람코 회장,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 아담 셀렙스키 AWS 최고경영자(CEO), 쇼우지 츄 틱톡 CEO, 안토니오 네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CEO 등이 현장을 찾는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참여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21일 알스와하 장관이 직접 초청해 참가를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알스와하 장관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1784’를 방문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함께 AI·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을 체험하고,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1784는 테크 컨버전스(기술융합)을 적용한 네이버 제2사옥이다.
네이버는 올해 행사에 대외 정책과 핵심 IT 기술 책임자들을 총출동시킬 예정이다. 채선주 ESG·대외정책 대표를 필두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센터장 겸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이 참석한다. 석 대표는 행사 이튿날인 5일 ‘미래도시를 위한 기술융합’을 주제로 기조연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시관에도 힘을 줬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술 융합기업’이란 주제로 부스를 마련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첨단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그곳에서 활용되는 로봇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각 세종은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로, 국립중앙도서관 데이터의 100만배 규모의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다. AI·로보틱스·클라우드·1784 등 네이버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네이버 부스는 LEAP 메인 전시관에 차려졌다. 메인 전시관인 빅테크관에는 MS·AWS·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우디와 계속해서 네트워크와 사업이 확장되는 상황 속에서 알스와하 장관의 초청을 받아서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매우 상징적”이라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사우디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다질 계획이다. 네이버는 2022년부터 사우디와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해엔 알스와하 장관뿐 아니라 살레 빈 나세르 알자세르 교통물류부 장관을 비롯한 사우디 주요 부처 인사들과 직접 만나기로 했다. 올해 1월엔 채 대표가 직접 사우디로 넘어가 네이버 현지법인 설립 작업에 나섰다. 채 대표는 사우디 법인 대표를 겸할 예정이다. 석 대표도 같은 달 사우디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교(KAUST)를 방문해 네이버가 보유한 AI·로봇·클라우드 기술 등을 소개했다.
중동 지역에서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이뤄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우디는 ‘비전2030’의 핵심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건설에 네이버의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디지털트윈은 디지털세계에 현실세계를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로, 건물 내부 공간부터 도시 전체까지 데이터화해 정밀한 공간정보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도시계획과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이 쉬워진다. 사우디는 네옴시티에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알스와하 장관과 만난 뒤 사우디 주요 5개 도시(리야드·메디나·제다·담맘·메카)에서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기술수출액 규모는 1억 달러(약 135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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