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간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최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을 잡았다.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소액주주 권리 보장 및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다.
박 전 상무와 모친과 장인(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및 최근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입한 차파트너스의 지분율을 합하면 10%가 넘는다.
그러나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에게 연패를 당했고, 충실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고됐다.
업계는 박 전 상무가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 81%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 및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장기전을 펼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았다는 점도 거론된다.
실제로 차파트너스는 이번 활동이 경영권 분쟁 보다는 일반주주의 권익 향상에 초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감사위원 1명 이상은 다른 이사와 별도로 선출되도록 개정된 상법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사회에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부재하다는 점도 명분으로 걸고 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경 사장 등 박 회장의 우호 지분율이 15%를 넘는 수준인 데 반해 이사회 전원이 박 회장 측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박 회장이 대법원에서 불법취업 판결을 받았지만 사내이사로 재직하면서 4년간 200억원 규모의 보수를 수령한 점을 꼬집었다.
박 사장이 금호피앤비화학으로부터 저리로 자금 대출을 받은 사항이 배임 선고를 받았으나, 이사회가 박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한 것도 언급했다.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한국씨티은행·신한투자증권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장 뿐 아니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 회계기준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주주총회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을 변경하고, 변경 후 2년에 걸쳐 사측이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내용의 주주제안도 했다.
과도한 자사주 보유가 주당 순이익 및 배당금 감소 등으로 이어져 주가 저평가를 야기한다는 논리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부합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주총에서 진다고 해도 우리가 주장하는 내용의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행동주의 펀드들이 졌을때도 결국 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그 이유”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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