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7천600억원…자금소요 1조5천500억원으로 대응부족”
한신평, 단기등급 A3 유지…리파이낸싱·점포 유동화로 대응예상”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가 영업손실 지속과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로 유지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신평은 작년 2월 28일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업계 내 경쟁력이 약화했다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리고서 지난 달 28일 재평가에서도 이를 유지했다.
한신평은 이번 평가에서도 홈플러스가 지속된 점포 매각과 제한적인 설비투자로 대형마트 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둔화하고 온라인, 근거리·소량 구매 등 대형마트에 불리한 소비행태가 굳어져 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현금창출력이 줄면서 연간 5천500억원 수준의 임차료(리스부채 상환)와 이자 비용에 대응하기 부족하고 매장 리뉴얼로 투자 소요는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지속된 자산매각에도 6조원(상환전환우선주 RCPS 포함)을 상회하는 순차입금 규모는 현금창출력 대비 매우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2022∼2023년 회계연도 2천729억원, 2023∼2024년 회계연도 3분기까지 누적 2천628억원으로 현금창출력이 줄어든 상태다.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7조2천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4조3천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MBK는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과 자산매각, 매각 후 재임차(S&LB)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인수금융 상환에 우선으로 사용했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S&LB(시화·울산·구미)와 점포 매각(안산·대구·대전둔산·대전탄방·가야·동대전·연산점·해운대점·내당점·광주계림점·순천풍덕점 등)으로 2조4천억원을 조달해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했다.
인수금융 차입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기준 5천270억원이다. 홈플러스는 절대적인 차입금 규모 감소에도 재무안정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한신평은 작년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가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이 7천6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과 CAPEX(시설투자), 순금융비용 등 자금 소요는 1조5천500억원으로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홈플러스가 대출 관련 리파이낸싱(재융자)을 추진하는 등 단기 상환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점포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단기자금 소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시장에서 자금난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달 27일 “단기 차입금 3천억원이 6월 말 만기이고 약 5천억원대의 인수금융과 운영자금 등이 포함된 차입금 만기가 10월 도래한다”며 “차입금 리파이낸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불 끄기에 나섰다.
한국기업평가도 ‘수익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달 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로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한기평은 “인수금융 차입금이 상환되면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청구권과 임차보증금 유동화 관련 매도풋옵션이 행사 가능해져 추가 현금 유출로 재무부담이 가중할 수 있다”며 “리파이낸싱 여부, 추가적인 현금유출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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