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2천700개사 참가해 성황…’갤럭시 링’ 등 AI 신기술 눈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 규모가 늘어난 만큼 본래 주제인 무선통신 영역을 넘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각종 기술과 산업을 망라한 종합 IT 박람회로 치러졌다는 평가다.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대형 신제품 발표는 없었지만, 미래를 향한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를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 5년 만에 관람객 10만명 돌파…韓 기업들, 글로모상 4개 수상
3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전 세계 205개국에서 10만1천 명이 지난달 26∼29일(현지시간) MWC 202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8만9천 명)보다 1만 명 넘게 증가한 것은 물론, 행사 전 예상치(9만5천 명)도 상회했다.
MWC 관람객이 10만 명을 넘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10만9천 명 이후 5년 만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됐고, 2021년에는 절반 규모로만 파행 운영됐으며, 2022년에도 6만명대 방문에 그쳤다.
올해 행사에 전시관을 차리거나 스폰서 또는 파트너로 참가한 전 세계 기업은 2천700개를 넘어 지난해(2천400개사)보다 많았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과 인텔, 퀄컴, 미디어텍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통신 3사 등 165개사가 참가한 것으로 GSMA 한국 공식 에이전트인 메세플래닝이 집계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큰 규모로 단독 부스를 차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한국 기업들은 GSMA 주관으로 MWC 2024 무대에서 진행된 이동통신 분야 최고 권위의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글로모·GLOMO)에서 4개 상을 받아 기술력도 뽐냈다.
SK텔레콤이 스타트업 ‘투아트’와 함께 선보인 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가 ‘접근성·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 부문에서 공동 수상했고, SKT의 AI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 레이다’도 ‘최고의 클라우드 설루션’ 부문 상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S9 울트라는 ‘최고의 커넥티드 컨슈머 기기’ 상을 받았고, 스타트업 ‘효돌’이 개발한 노인 돌봄 로봇 플랫폼은 ‘커넥티드 헬스·웰빙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혁신’ 부문에서 수상했다.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라는 주제를 내세운 올해 행사는 총 11만㎡ 규모의 8개 전시홀에서 ▲ 5G와 그 너머 ▲ 모든 것을 연결하기 ▲ AI의 인간화 ▲ 제조업 디지털 전환 ▲ 게임체인저 ▲ 우리의 디지털 DNA 등 6개 세부 테마에 맞춰 진행됐다.
◇ ‘갤럭시 링’ 첫 공개에 구부러지는 폰, ‘앱프리’ 폰도 눈길
과거 굵직한 신형 모바일 기기 발표의 장이었던 MWC는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애플의 불참과 삼성전자의 별도 언팩으로 주목도가 예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행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갤럭시 언팩’ 때 티저 영상만 띄웠던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해 일반 관람객은 물론 다른 기업 경영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링의 실물 모델을 블랙, 골드, 실버 3가지 색상과 9개 사이즈로 전시했다. 공식 출시 전까지 최대한 외부 노출을 삼가기 위해 아크릴 상자 안에 넣어 전시했으며, 시연과 시험 착용은 금지됐다.
부담 없이 장시간 착용해 보다 정밀한 수면 트래킹이 가능하고, 여성 건강과 심장 건강 모니터링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전시관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기업 임원들이 방문해 갤럭시 링을 살펴봤다.
도이치텔레콤이 퀄컴, 브레인AI와 협업해 개발 중인 ‘앱 프리'(App-free) AI 스마트폰도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았다. 복수의 앱을 따로따로 실행할 필요 없이 사용자의 음성 또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AI 비서’가 필요한 작업을 모두 수행하는 방식이다.
구부려서 손목에 시계처럼 감아 찰 수 있는 모토로라의 ‘벤더블'(Bendable) 스마트폰과 화면 너머 뒤쪽에 있는 사물이 그대로 다 비치는 레노버의 ‘투명 노트북’도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모두 정식 출시가 결정되지 않은 콘셉트 제품 단계다.
중국 제조사 샤오미와 아너는 MWC 2024 개막 직전 바르셀로나에서 각각 스마트폰 신제품을 글로벌 출시한 뒤 전시장에서 선보였다. 중국 시장에 먼저 나온 이들 제품도 새 AI 기능을 탑재했다.
SK텔레콤이 미국 조비에비에이션과 함께 내놓은 실물 크기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와 미국 알레프에어로틱스가 개발 중인 ‘플라잉카’ 등 신개념 모빌리티 기술도 화제를 모았다. KT도 자체 UAM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구글은 안드로이드 신기술 전시장을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 신기능을 탑재한 BMW 자동차를 선보였다. AI를 활용해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자동으로 요약하고 적절한 답장 내용을 추천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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