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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초·국민연금이나 사회보장 등을 통해 소득 증가분을 메워준 영향이 컸다. 그러나 소득 하위 20%(1분위)의 소비 지출은 약 2% 줄어 공공 복지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이끌어진 못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502만 4000원이었다.
근로소득은 1.5% 늘어난 316만 7000원을 기록했다. 사업소득은 1.6% 증가한 103만 5000원에 그쳤다. 반면 이전소득은 67만 1000원으로 17.7%나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공적이전소득이 20.2%, 사적이전소득이 12.4% 증가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에 포함돼 있는 공적연금과 사회수혜금이 각각 16.6%, 31.2% 늘면서 이전소득 증가세를 견인했다.
국민·기초연금 수급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액은 재작년보다 5.1% 인상됐고 기초연금도 같은 기간 30만 8000원에서 32만 30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소득 1분위의 공적이전소득은 10.1% 늘었고 전체 소득도 4.5% 증가했다.
공적 지출이 늘며 소득 불평등도는 소폭 개선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전년보다 0.23배 줄어든 5.30배로 집계됐다. 소득 상위 20%가 소득 하위 20%보다 5.3배 많은 소득을 벌었다는 뜻이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엔 근로·사업·재산소득뿐 아니라 공적이전소득까지 반영된다. 정부의 저소득층 복지 확대에 따라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정부의 복지 지원에도 저소득층의 소비는 오히려 줄었다. 실제로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1.6% 감소한 128만 3000원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작년 4분기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으로 1분기 소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기저효과가 있다”면서도 “물가 상승으로 식료품과 주거·수도·방열 등의 지출을 줄인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 증가율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2분위(소득 하위 21~40%)에서 1.1%에 불과한 소비 지출 증가율은 3~4분위에서 5%대로 확대됐고 5분위에선 7.9%로 커졌다.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5.1% 늘어난 283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 지출 증가율은 1.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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