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조현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상생노동조합(상생노조)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지난 22일 취하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앞서 상생노조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던 중 임금 인상률 등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지난 16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내고 쟁의 행위 준비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상생노조는 조정신청으로 쟁의권 확보 절차에 나선 이후에도 사측과 협의를 진행, 교섭을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측이 29일 조정안에 버금가는 안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고, 쟁의보다는 대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해 (조정신청을) 취하했다”며 “교섭을 해보고 결과가 미흡하면 다시 신청할 수도 있고 좋으면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출범한 삼성 초기업 노동조합의 기조와는 다른 독자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9일 출범한 삼성 초기업 노조에는 상생노조뿐 아니라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 설립된 삼성전기 존중노조도 규약 변경을 마치고 오는 5월께 합류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연대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연대 형태가 아닌 통합 노조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가 지난 15일 임금협상 5차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이튿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조정을 신청하자 업종과 근로조건이 다른 계열사간에 연대해 교섭하고 교섭 결렬까지 동시 진행하는 모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노조가 조정신청을 하는 이유는 실제 조정이 필요하다기보다 쟁의권을 획득해 파업을 할 목적이기 때문에 이번처럼 조정신청을 철회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 “투쟁 일변도의 노동 운동은 지양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노동부 근로감독 등으로 진통을 겪으면서 노조도 협력적 노사 관계의 중요성 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삼성 관계사 노조는 여전히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화재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데 이어 삼성전자 DX노조와 삼성전기 존중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할 소송단을 모집 중이다.
현재 초기업 노조 조합원 수는 총 1만5천800여명으로, 합류 예정인 삼성전기 노조(2천100명)까지 포함하면 총 1만7천900명 정도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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