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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보다 이재명” 외쳤다고 공천?…공천 기준은 뭔가요 [이슈크래커]

이투데이 조회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유령 여론조사’ 의혹부터 ‘현역 의정활동평가 하위 20%’ 논란으로 불거진 공천 잡음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단수공천 심사 결과에 대한 지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민주당 공관위는 25일까지 7차례에 걸쳐 현역 의원 단수공천자 51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대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였는데요. 단수공천 대상자 중 비명(비이재명)색이 뚜렷한 현역 의원은 사실상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윤건영(초선·서울 구로을) 의원뿐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일각에서는 ‘친명 본선행, 비명 경선행’이 공관위의 공천 공식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데요.

당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는 모양샙니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공관위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도 전해졌죠.

여기에 공천된 의원들의 과거 영상과 발언들이 재조명되면서 민주당의 공천 기준이 대체 뭐냐는 의구심까지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여야 공천 과정 어떨까…페널티·가산점 등 세부 요소 달라

총선은 국회의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힙니다. 특히 정당이 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은 모든 출마 후보자가 눈을 떼지 못하는 분야인데요. 여야 어느 쪽이 신뢰할 수 있는 공천을 이뤄냈는지,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했는지 등에 따라 총선 결과가 좌우되기도 해서, 총선의 핵심은 곧 공천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소수 여당으로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각 정당의 공천 과정은 세부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공천관리위원회 등을 구성해 공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은 유사하지만, 패널티나 가산점 적용 기준 등에서 차이를 두는데요.

먼저 국민의힘은 현역의원 하위 10% 공천 배제, 동일 지역구 3선 패널티 등을 적용합니다. 특히 3선 이상 의원들이 하위 평가를 받으면 최대 35%의 감점을 받으면서 당내 경선 통과가 쉽지 않게 됐는데요. 공천심사에서 현역 의원과 직전 당협위원장의 당무감사 점수는 절대평가로, 정치 신인 등 비당협위원장의 기여도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하위 10%의 경우 경선 득표율의 30%를, 10~20%는 20% 감산 패널티를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청년·여성 신인은 20% 가산점을 주죠.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여론조사 40%, 정체성 15%, 도덕성 15%, 기여도 10%, 의정활동 10%, 면접 10% 등의 세부 평가 지표가 마련돼 있습니다. 면접을 제외한 5개 지표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을 거쳐 세부 기준을 정했습니다.

지역별 여론조사 비중에서는 양당이 크게 차이를 뒀습니다. 국민의힘은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강남 3구 제외), 인천, 경기, 호남, 충청, 제주까지 ‘당원 20%, 일반국민 여론조사 80%’ 방식으로 경선하기로 했고요. 민주당은 지난해 확정한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를 통해 국민 50%, 당원 50% 경선을 원칙으로 했죠.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이상형 월드컵’에서 가수 겸 배우 차은우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중 이 대표를 뽑았다. (출처=유튜브 채널 ‘기웃기웃’ 캡처)

“비위 좋은 아부꾼만 살아남는 게 이재명의 민주당”…한동훈 직격

여야는 모두 공천 경쟁에 앞서 ‘공정’을 공언했습니다. 후보별 평가 과정을 계량화한 ‘시스템 공천’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며 민심 반영 비중을 높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낙천자들을 설득,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막으면서 단합하겠다는 취지죠.

그러나 대진표가 속속 결정되면서 잡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26일 지역구 253곳 중 127곳의 공천을 확정했습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홍문표, 김희국, 이달곤, 김웅, 윤두현, 최춘식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기존 지역구를 떠나 ‘험지’ 도전에 나섰는데요. 다만 전날 발표된 1차 경선 결과 지역구 현역들은 100% 승률을 보였습니다. 현역 물갈이가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이에 현역 기득권을 지킨 ‘무(無) 쇄신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죠.

국민의힘에서는 과거 총선마다 공천 잡음의 불씨가 된 공천 배제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이 특별히 없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과 비교해봤을 때 말이죠.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도 공천 배제 대상으로 거론됐던 충남 아산갑 4선 이명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서울 영등포을에서 박용찬 전 영등포을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앞뒀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경선을 포기,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전략 공천된 경기 용인갑 등에서 공천 배제된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나오는 등 잡음이 슬슬 나오는 분위깁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도 불출마하지 않았느냐며, 특정 계파에 대한 방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혁신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을 의식했는지 지지세가 강한 서울 강남권, 대구·경북(TK)지역은 공천 결정을 늦추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정체불명’ 여론조사에 대한 논란이 일찍이 불거졌습니다. 앞서 비명계 내지 비주류 중진급 등 현역을 배제하거나, 친명계 인사들을 후보자로 내세운 여론조사가 여러 지역에서 진행되면서 불공정 시비에 휘말린 겁니다. 문제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업체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3년 성남시 시민 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여기에 경선 여론조사 수행업체 선정이 모두 끝난 뒤 추가로 포함된 업체라는 점으로 논란이 커졌습니다.

결국 해당 업체는 경선 조사 업무에서 제외됐고, 정필모 의원은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서 중도 사퇴했습니다. 대신 박범계 의원이 선임됐는데, 비주류를 배제한 여론조사로 잡음이 커진 상황에서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죠. 다만 선관위 부위원장을 맡은 강민정 의원은 21일 브리핑에서 “정 의원은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라면서 정 의원 사퇴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또 하나의 사례로는 안귀령 당 상근부대변인의 공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23일 서울 도봉갑 공천이 확정됐는데요. 연고가 없는 인물을 지역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천했다는 ‘낙하산 공천’ 지적이 일었죠. 도봉구는 ‘민주화 운동 대부’인 고(故) 김근태 고문이 3선(15~17대), 그의 아내 인재근 의원이 3선(19~21대)을 지낸 상징적인 지역구입니다.

정치 경력이 없는 뜻밖의 신인이 내려앉자, 한 위원장은 이를 겨냥해 “(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부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린 것이 이 대표의 민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안 부대변인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외모 이상형 월드컵’ 게임 중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문제에 이 대표를 고른 바 있는데요. 공천 이후 다시 화제가 된 안 부대변인의 당시 선택을 언급한 겁니다.

한 위원장은 “취향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외모가)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굉장한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임종석 공천 배제로 비명계 반발 격화할 듯…당직 사퇴에 탈당 잇따라

민주당 공천 갈등의 최대 뇌관으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천 여부가 거론돼왔습니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희망해왔죠.

그런데 민주당은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공천 배제된 겁니다.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앞서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공천 갈등이 격화하자 최고위 참석을 거부하며 “제가 회의에 들어가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특히 임 전 실장의 공천과 관련해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 직후 고 최고위원은 당직에서 사퇴, “민주당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그 위기는 다름 아닌 불신”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친문계 중진급 인사인 임 전 실장이 결국 컷오프되면서 비명계의 공천 반발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안에 든 박영순 의원은 이미 탈당하고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또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죠. 5선의 설훈 의원도 탈당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당직 사퇴와 탈당 등이 잇따르는 혼잡 속에서 민주당의 공천 관련 뇌관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주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은 공천 논란을 조기에 불식하지 못하면 시스템 공천 실패는 물론 당 존립 위기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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