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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월드코인’, AI 소라 등장에 200% 급등… 폰지사기 논란도

조선비즈 조회수  

지난해 6월 월드코인 프로젝트 출범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해시드 오피스에서 진행된 '월드코인 밋업'에서 (왼쪽부터) 손재권 더밀크 대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알렉스 블라니아(Alex Blania) 월드코인 창립자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정수 기자
지난해 6월 월드코인 프로젝트 출범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해시드 오피스에서 진행된 ‘월드코인 밋업’에서 (왼쪽부터) 손재권 더밀크 대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알렉스 블라니아(Alex Blania) 월드코인 창립자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정수 기자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이 주목받으면서 월드코인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월드코인은 최근 열흘 동안 가격이 3배 가까이 뛰었다.

월드코인은 지난해 발행 당시 사기 의혹에 휩싸였던 가상자산이다. 이 코인은 AI로 노동력이 대체되는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고안됐는데, 지금껏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홍채 정보를 등록한 사람에게 코인을 제공하는데 대해서도 미국을 포함한 각 국에서 개인 정보 위반 논란을 겪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여러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AI 테마로 ‘묻지마 투자’가 몰리며 월드코인 가격이 이상 급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AI 열풍에 최근 열흘간 가격 3배로 뛰어

27일 오전 8시 35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빗썸에서 월드코인은 1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때 1만25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5일 4000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월드코인은 불과 열흘 만에 200% 넘게 상승했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최근 열흘 넘게 가격이 7000만원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빗썸에서 전날 기준 월드코인의 하루 거래량은 1833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에 그친 비트코인의 거래량을 추월했다.

월드코인은 생성형 AI인 챗GPT의 개발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으로 지난해 7월 출시됐다. 지난해 12월 가격이 며칠간 상승했다가 꺾인 후 이달 중순까지 별다른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

월드코인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 15일 오픈AI가 신규 서비스인 ‘소라(Sora)’를 선보인 이후부터다. 주문에 따라 문장을 생성하는 챗GPT에 이어 높은 완성도의 동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소라까지 공개되면서 오픈AI가 보유한 기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고, 월드코인의 가격까지 급등한 것이다.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공급하는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점도 월드코인 가격이 상승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1일 발표된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한 221억달러(약 30조원)에 달했다. 주당순이익도 시장 예상치(4.64달러)를 크게 웃도는 5.15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출범 당시 ‘사기 코인’ 논란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 일각에서는 월드코인의 가격 급등에 대해 ‘거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결제 기능을 갖춘 비트코인이나 계약서, 전자투표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제공하는 이더리움 등과 달리 월드코인은 별다른 쓰임새가 없고, 출범 당시부터 제기된 문제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해 7월 월드코인을 발행하면서 노동력을 대체할 AI 시대에 인류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공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월드코인 발행 외에 기본소득 제공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 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 월드코인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 가격이 뛰면 이를 기반으로 기본소득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금융 시장에서는 사실상 남의 돈으로 돌려막기를 하려는 ‘폰지사기’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드코인의 지급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안구 홍채를 등록하는 사람에게 월드 ID를 생성해 주고 무료로 소액의 월드코인을 지급한다. 등록된 홍채는 블록체인 검증 과정을 거쳐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렇게 홍채를 인식하는 인구를 늘리고, 이들에게 계속해서 기본소득 개념으로 코인을 준다는 게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구조다.

그러나 홍채 인증 요구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개인 정보를 악용할 위험이 크고, 해킹 등의 위협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를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인도, 홍콩, 브라질 등에서는 월드코인의 홍채 인증 작업이 금지돼 있다.

출범 후 지금껏 해소되지 않은 논란과 의문으로 인해 월드코인의 거래 창구도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월드코인의 지급과 거래를 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 등 여러 거래소가 월드코인을 상장하지 않았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AI 테마를 가진 월드코인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능성에 대한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 매수에 나설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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