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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조현상 ‘독립경영 체제’ 주목받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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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1위 효성 그룹이 형제 공동 경영에서 독립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장남 조현준 회장은 기존 ㈜효성을 통해 섬유·중공업 중심의 주력 사업을 맡고,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사에서 첨단소재 등의 사업을 이끌도록 하는 방식이다.

앞서 고(故) 조홍제 창업주가 세 아들에게 효성과 한국타이어, 대전피혁을 분리 상속했던 것과 유사하게 두 아들에게 따로 사업을 물려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효성이 이런 식의 분리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향후 두 형제가 서로 지분을 정리해 완전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조석래 명예회장이 지분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비즈워치.

신설 지주, 천단소재 사업 중심…3남 조현상 부회장 이끌어

효성 그룹의 지주사인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과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쳐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기준으로 ㈜효성 0.82 대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존속 지주 산하 기업의 연간 매출은 약 19조원으로 추산된다. 신설 지주사는 7조원대다.

신설지주회사 이사회 사내이사는 조현상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 신덕수 ㈜효성 전무가 맡을 예정이다. 이로써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은 ㈜효성을 통해 섬유·중공업 중심의 기존 주력 사업을 맡게 된다. 3남 조현상 부회장의 경우 신설 지주사를 통해 첨단소재 사업 등을 이끌도록 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효성 그룹 관계자는 “신설지주는 미래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성장 기회를 확보해 간다는 전략”이라며 “존속 지주사인 ㈜효성은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을 통해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효성그룹 분할 전후 주요 자회사 /그래픽=비즈워치.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 형제 균등 분배에 ‘무게’

효성은 1966년 설립한 동양나일론이 모태다. 조홍제 창업주에 이어 조석래 명예회장이 그룹을 키웠고 지난 2017년 조현준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며 오너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에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조현준·조현상 두 형제의 공동 경영을 시작했다.

조현준 회장은 섬유 등 전통 사업 영역에서, 조현상 부회장은 산업용 소재 부문에서 사실상 독자적으로 경영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효성 그룹의 지분 구조에서도 알 수 있다. ㈜효성의 경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21.94%와 21.42%의 비슷한 지분을 보유했다.

하지만 계열사별로 보면 섬유와 무역을 맡는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4.59%의 지분이 있는 반면 조 부회장은 지분이 전혀 없다. 첨단산업자재를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조 부회장이 12.21%를 보유했고, 조 회장은 지분이 없다. 그간 시장에서 효성이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를 통해 형제 독립경영을 할 거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효성그룹은 이미 계열 분리를 진행한 전례도 있다. 조홍제 창업주가 지난 1980년 장남인 조석래 명예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주고 차남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그룹 명예회장에게는 한국타이어를 물려준 바 있다. 삼남인 조욱래 DSDL회장은 대전피혁을 받았다.

다만 변수는 있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10.14%를 과연 두 형제에게 균등하게 나눠줄지, 아니면 한 사람에게 더 힘을 실어줄지가 관건이었다. 조 명예회장 동생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경우 선대와는 다르게 두 아들을 경쟁시키다가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바 있다.

일단 이번 신설 지주회사 설립으로 조석래 명예회장이 두 아들에게 지분을 균등 배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반면 이번 방안이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전과 비교할 때 특별히 변한 건 없다”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과 ㈜효성신설지주의 지분을 변함없이 보유하고 있고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의 보유 지분율 역시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확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과 두 형제의 ㈜효성과 ㈜효성신설지주 지분 스왑,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을 모두 보유한 조현준, 조현상의 지분 스왑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효성 계열사들의 주가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집단 내 주요 주주들은 장기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지주회사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자회사 지분 매각 전 주가 부양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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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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