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연속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사흘 만에 고꾸라지며 1% 가까이 빠졌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관련해 인센티브나 불이익(페널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코스피와 달리 이날 2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480억원, 861억원씩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11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셀트리온##, ##SK하이닉스##가 각각 1.87%, 0.83%, 0.25%씩 올랐다. 반대로 ##삼성전자##(-0.14%), ##삼성바이오로직스##(-0.49%), ##POSCO홀딩스##(-0.69%) 등은 약보합세였다.
코스닥 시장도 약보합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포인트(0.13%) 하락한 867.40에 마감했다. 장중 872.52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이 홀로 1347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287억원, 856억원씩 내다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알테오젠과 엔켐이 19.36%, 11.68%씩 급등했다. ##셀트리온제약##(1.33%)과 ##리노공업##(0.20%)도 상승세였다. ##신성델타테크##와 ##에코프로비엠##, ##HPSP##는 각각 5.28%, 2.22%, 1.63%씩 하락했다.
코스닥 업종별로는 기타서비스(4.80%), 화학(1.79%), 금속(0.04%)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운송(-2.09%), 일반전기전자(-2.05%), 통신방송서비스(-1.23%), 기계·장비(-0.96%), 섬유·의류(0.89%) 등이 약세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의 밸류업 지원 방안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족했던 것이 투심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밸류업 대책 중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수반되는 세제 혜택까지 기대했지만 세부 내용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앞서간 시장의 기대, 이로 인해 급등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들의 후폭풍은 감안해야 한다. 코스피는 최대 256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저(低) PBR 종목으로 주목받아 정부의 밸류업 지원 방안 관련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은행·보험·자동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5.94%), ##KB금융##(-5.02%), ##신한지주##(-4.50%), ##한국금융지주##(-2.11%) 등 은행주와 ##흥국화재##(-11.93%), ##현대해상##(-7.07%), ##DB손해보험##(-2.86%), ##삼성화재##(-2.76%) 등 보험주가 하락했다. ##기아##와 ##현대차##도 전 거래일 대비 3.21%, 2.05%씩 떨어졌다. 반대로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주목받으며 전 거래일 대비 3.15% 상승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중장기 대책인 만큼 저PBR 종목에 매수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4월 총선 전까지 정부의 강한 정책 드라이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일본의 사례에서 정책들이 기업의 행동으로 연결되면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소외됐던 저PBR 종목 중 수익성이 낮은 기업 구조를 개선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331.1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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