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은 자사 주가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자율적으로 공시하게 된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다만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니라 참여 기업이 많을지는 미지수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상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전체 2407개사다.
금융위는 상장사가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의 현황을 평가하고 분석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공시의 원칙과 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기본 원칙은 상장사 스스로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권고로 자율 사항이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금융위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장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기재 내용은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와 소통이다. 현황 진단은 기업의 자본 비용과 자본 수익성, 지배구조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기업 가치가 적정한 수준인지 기업 스스로가 평가하는 단계다.
목표 설정은 현황 진단에 기반해 자본 효율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3년 이상의 중장기 목표 수준과 도달 시점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계획 수립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경영전략과 추진 일정을 정하고 목표와 계획 간의 연계성을 설명하는 순서다.
마지막 이행 평가와 소통은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와 주주, 외부 투자자와의 피드백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다. 상장사는 매년 전년도 평가를 바탕으로 목표를 재설정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에 이사회가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리의 최고 결정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공시는 연 1회 상장사 홈페이지와 한국거래소를 통해 자율 공시된다. 연 1회가 기본이며 2년 차부턴 전년도 계획·이행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 금융위는 해외 투자자도 볼 수 있도록 영문 공시도 적극적으로 권고할 방침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공시할 땐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여부와 투자자 소통 노력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다만 이는 확정된 안은 아니다. 금융위는 오는 5월 세미나를 개최한 후 6월 안에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계획을 수립한 상장사만 자율적으로 공시하면 된다. 금융위는 “내실 있는 계획 수립을 위해 충분한 검토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공시 기한을 설정하지 않되 필요시 기업은 계획 수립 일정을 미리 공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공시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스템을 개발해 전체 상장사의 투자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시장별, 업종별로 주요 투자지표별 순위와 개별 상장기업의 최근 5년간 수치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순자산(자기자본)에 대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뜻은 회사가 청산할 때 주주가 받을 자산 가치보다 현재의 주가가 낮다는 것으로, 시장에서 회사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공시될 PBR(시가총액/순자산)은 공표 직전일 종가를 반영한 시가총액과 최근 분기 말 기준 순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PER은 순이익에 대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로 수익성 대비 시장 평가 판단에 참고할 수 있다. 추후 공시되는 PER(시가총액/순이익)은 공표 직전일 종가를 반영한 시총과 최근 4개 분기를 합산한 순이익으로 산출된다.
ROE는 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판단하는 지표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서 경영 효율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게시될 ROE(순이익/자기자본)를 산출할 땐 최근 4개 분기를 합산한 순이익과 최근 1년 평균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한다.
PBR, PER, ROE는 매년 5월 초, 6·9·12월 말 공표될 예정이다.
연간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매년 5월 초 1회 공표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로 주주 환원을 보여주는 지표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걸 의미한다. 공시될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최근 사업연도 기준 배당금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배당수익률은 기업 주가로 매입해 1년간 보유할 경우 배당수익을 가늠하는 수치다. 추후 공시되는 배당수익률(배당금/시총)은 최근 사업연도 기준 배당금과 공표 직전일 종가를 반영한 시총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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