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심과 방탄력’을 기준으로 공천을 한다고 비판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시스템을 빙자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천’이라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서울 양천갑 등 19개 지역구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양천갑은 조수진 의원과 구자룡 비상대책위원 간 경선 결선이 확정됐다. 김영우 전 의원은 서울 동대문갑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국민의힘 후보 자격을 확정 짓고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5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3선 이종배(충북 청주), 3선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도 결선에 진출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국민의힘 공천 DNA 기반이 ‘공정’이라면 민주당 공천 DNA는 ‘명심(明心)’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아 국민의힘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7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21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과를 확정했다. 단수공천은 17곳, 경선 지역은 4곳이다. 서울 마포을 정청래 최고위원, 중랑갑 서영교 최고위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17명이 단수공천됐다.
경선 지역은 총 4곳이다. 모두 비명계 의원들이다. 광주 서갑에선 재선 송갑석 의원과 조인철 전 광주광역시문화경제부시장이, 대전 대덕에선 초선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최고위원이 2인 경선을 치른다. 경기 고양정에선 초선 이용우 의원과 김영환 전 경기도 의원이, 충북 청주흥덕에선 3선 도종환 의원과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맞붙는다.
친명계 의원은 단수공천, 비명계 의원은 경선을 치르면서 당내 ‘사천’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하위 평가 의원 대부분이 친문계(친문재인계)·비명계(비이재명계)로 전해지면서 당내 계파 간 갈등은 악화하는 모습이다. ‘하위 평가 의원 20% 논란’에 비명계 학살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21일 “비명계 공천 학살은 없다”며 “모든 공천 심사는 제 책임 아래 이뤄지고 있고 그래서 제가 아는 한 비명계 공천 학살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설 의원은 23일 당 공천관리위원회 측에서 하위 평가 10%를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그는 “이 대표는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자신과 측근에게는 전혀 칼을 대지 않고 오히려 공천에 적극 개입해 ‘친명횡재, 비명횡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민주당 정책기획단 상황실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 평가와 경선에선 당 지도부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당내 공천과 관련된 불공정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김 실장은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이고, 국민의힘은 시스템 사천”이라며 “민주당 시스템 공천은 8년 전 기본 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에 의한 당무 기여도 채점으로 시스템 사천을 굳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언론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에서 김 실장이 단수공천을 받았던데, 그것이 무슨 시스템 공천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거액 불법 정치 자금 범죄를 저지르고 추징금도 다 안 낸 김 실장 같은 분은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공천이 오로지 이재명 개인의 사익만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민주당 공천처럼 제 사익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나.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도, 언론도, 민주당 스스로도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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