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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000720)이 총사업비 18조 7000억 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공사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대형 원전 사업 계약을 따낸 것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이다.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과 K원전 지원책이 지속되면서 유럽 등으로 민간·공공 기업의 해외 수주가 다시 재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23일(현지 시간) 코즐로두이 원전 신규 공사의 입찰 자격 사전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급 원전 2기(7·8호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며 2035년까지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원자력공사(KNPP NB)와 협상을 완료하는 4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공사의 총사업비는 140억 달러(약 18조 7000억 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세부 사업 범위에 대해서는 협의가 안 돼 현대건설만의 수주 규모는 4월께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이번 수주 성공이 풍부한 원전 시공 경험과 기술력뿐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원전 지원책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현 정부 들어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전 주설비 공사를 지난해 수주하며 대형 원전 사업 재개의 물꼬를 텄다.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유럽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에 더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차세대 원전으로 확대되고 있어 국내 기업은 대형 원전 및 SMR 시장 선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은 한국수력원자력 주도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해외 원전 수주는 경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은 건설 계약만 20조 원이고 향후 운영 및 부품 수출까지 더하면 총 90조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이번 수주는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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