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세에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 ‘훈풍’
빚투 자금 증가 속 상장자 주주환원 여부도 주목
올 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로 최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빚투 증가 등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현재의 추세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6.69%(2497.09→2664.27) 상승하며 2500선과 2600선을 차례로 회복했다. 같은기간 코스닥지수도 8.87%(799.24→870.11) 오르면서 870선까지 회복했다.
이같은 우상향 흐름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기인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7조1663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2조9516억원) 보다 매수세가 더 강해진 것으로 이 달 들어 매도세로 변심한 개인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4조4766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보다 높은 매수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7조원(-6조9878억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언급했고 이는 투자 심리를 자극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빚투 자금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이달 들어 18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18조2860억원으로 19일 이후 3거래일 연속 18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18조777억원) 이후 한 달 만에 18조원대 복귀였다.
투자자예탁금도 이달 들어 54조원 넘나들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1556억원으로 지난달 4일(54조2492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 성격이 짙다. 그만큼 주식 시장에 투자하려고 하는 수요가 늘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도 증시가 현재의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최근 다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이달 14거래일 중 첫 7거래일(1~13일)에는 5조9245억원이었지만 이후 7거래일(14~22일)은 1조2417억원으로 다소 둔화됐다.
오는 26일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도 관건이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업들에 대해 세제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발표 이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 이후 각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여부가 향후 주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일부 업종에 대한 주주환원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산업재·자동차 등은 2022년 잉여현금흐름 대비 주주환원율이 지난 9년 평균대비 낮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율의 정상화라면 주가도 저점을 높이는 중이라 생각한다”며 “이들 업종에 대해 굳이 매수를 주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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