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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3兆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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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건물.
금융감독원 건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관련 투자손실이 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만기 이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2조4600억원의 투자금이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일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공모펀드 형식으로도 이뤄지면서 금융사 자체 손실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의 손실까지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총자산의 1%에도 미치지 않는 만큼 이번 투자 손실에 따른 위험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해외 부동산 시장의 추가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이다. 금융업권별로는 ▲보험 31조9000억원(56.6%)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전 2조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5000억원(61.1%)으로 가장 많고, 유럽 10조8000억원(19.2%), 아시아 4조4000억원(7.9%), 기타 및 복수지역이 6조6000억원(11.8%)이 뒤를 이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 규모는 12조7000억원(22.5%)이며 2030년까지는 43조7000억원(77.5%)의 만기가 도래한다.

투자대상별로는 단일자산 투자가 35조8000억원이며, 복수자산 투자가 20조5000억원이다. 복수자산 투자는 주로 블라인드 펀드, 재간접 펀드에 투자해 사업장 파악이 불가능하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평가손실은 원금(56조4000억원) 대비 5.9% 수준인 약 3조304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의 단일 사업장 투자에서 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는 2월 현재 2조4600억원(사업장 28곳)이다.

EOD는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이다. 통상 채무자가 만기까지 연체금을 내지 못하거나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을 때 선언된다.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는 없다. 투자자 간 대출조건 조정, 만기연장, 대주변경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며, 자산 매각 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EOD 사유는 보통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이 있는 캐시플로어 문제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 조건 미달로 나뉘는데, 지금 EOD가 발생한 것들은 대부분 캐시플로어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북미지역에서 EOD 사유가 발생한 건들이 나오고 있으며, 향후 유럽 쪽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조정이 전망되면서 올해 EOD 발생한 것은 대체로 유럽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형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2조3000억원 가운데 9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의 임대형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투자 규모는 1조9000억원이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수익자 총회 과반수 이상 동의 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으나, 만기 연장에 실패할 경우 손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

김 부원장보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경우 자산 매각이 이뤄지거나 배당이 유보된 경우에는 손실이 날 수 있다”며 “최근 특정 펀드의 손실 발생으로 금감원에도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원장보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모범규준 마련해서 금융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절차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추후 금감원에서는 금융회사를 검사할 때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등을 검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감원은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가 금융사나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 금융권 총 자산의 0.8%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큰 보험업권도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이 2.8%다.

김 부원장보는 “상업용 부동산이 추가적으로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해본 결과 규제 비율을 하회한다든지 위험이 발생하는 금융사는 없었다”며 “이것이 이번 투자의 리스크를 국내 금융사가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 해외 부동산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가 적정 손실을 인식하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자산별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만기임박 자산 등에 대해 금융회사의 대응계획을 선제적으로 파악·관리할 방침이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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