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아 고용량 데이터 필요
테라바이트(TB)보다 1000배 높은 페타바이트 용량 SSD 2분기 출시
구독 서비스 도입해 초기 부담 줄여줘… 유지 보수도 이점
향후 SSD 구독 서비스 확대 계획
삼성전자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판도를 바꿀 초고용량 SSD 솔루션과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개막하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기억하며 처리할 수 있는 SSD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초고용량 PBSSD(페타바이트 스케일 SSD)를 출시하고, 이 제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 론칭한다. 이를 위해 미국 새너제이 삼성전자 반도체 북미 법인(DSA)에서 관련 마케팅과 시장 조사 등을 담당할 직원도 모집 중이다. 삼성전자가 SSD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SD는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장치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렸던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한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 출시하는 PBSSD는 전력·공간·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솔루션이다. 페타바이트는 현재 업계가 구현하는 용량인 테라바이트(TB)보다 1000배 더 높은 단위다. 1페타바이트는 6기가바이트(GB) 영화를 약 17만 4000편 담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 공개한 업계 최고 용량인 256TB SSD를 4개 결합한 패키지로 PBSSD를 구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1개의 256TB SSD는 32TB SSD를 8개 쌓아 올리는 것과 비교해 총 전력 소모량을 약 7분의 1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PBSSD를 통해 데이터 센터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최소한의 서버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PBSSD 출시와 함께 론칭하는 구독서비스는 고객이 초고용량 SSD 솔루션을 구매하는 대신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업 모델이다. 고객이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초고용량 SSD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 보안,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는 형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에게 PB 규모의 대용량 SSD 솔루션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해 고객의 스토리지 인프라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고객사의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SSD 구독서비스를 더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올 초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은 내부망에 올린 기고문에서 메모리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갈 기술로 맞춤형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등과 함께 SSD 구독 서비스를 꼽은 바 있다.
삼성전자가 초고용량 PBSSD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건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느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우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AI 시대를 맞아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낸드 업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서버 SSD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서버형 SSD 출하량 증가 폭이 전 분기 대비 50%에 육박하는 등 큰 폭의 판매 증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해온 만큼 이 시장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SSD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6억 9300만 달러(약 22조 2000억 원)에서 2027년 385억6400만 달러(약 51조26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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