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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전자와 인공지능(AI) 분야 협업을 논의한 가운데 저커버그도 이재용 회장과 ‘AI 반도체 동맹’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저커버그는 이르면 이달 말 방한해 이 회장과 AI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저커버그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으로, 이 때 이 회장(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7시간 동안 ‘마라톤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두 사람은 이번 만남을 통해 AI 반도체 수급을 비롯한 생성형 AI 관련 사업 논의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세계적인 생성형 AI 열풍으로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반도체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반도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35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을 80% 이상 독점하고 있어 칩 수급 자체가 어려운 데다 가격이 비싸다 보니 빅테크들은 자체 칩을 개발·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메타 역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가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등과의 협업은 불가피하다. 올트먼이 지난 달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만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이 회장과 ‘하버드 동문’이라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 회장도 최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 무죄 선고를 받아 사법 리스크가 당장은 해소된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동맹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AI 반도체 핵심으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가 메타와의 만남을 계기로 ‘메타 전용 AGI칩’을 생산하는 등 두 회사의 밀월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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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 저커버그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최근 윤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CEO와 만나 K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한 만큼, 저커버그와 만나 벤처 투자나 AI 생태계 확산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저커버그가 이 회장과의 일정 조율을 거의 마무리 한 것으로 안다”면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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