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지지율이 사실상 정권 퇴진 위기 수준까지 추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은 17∼18일 18세 이상 성인 1024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21%)보다 7%포인트 하락한 14%로 나타났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마이니치 조사에서 아소 다로 내각 시기인 2009년 2월(11%)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상승한 82%로 이 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마이니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에 더해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간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이달 들어 재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 374명과 지역구 지부장 10명 등 38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현직 의원 85명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부실 기재했으며 관련 금액이 5억7949만엔(약 51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달 들어서는 종교 정책을 담당하는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과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과거에 가정연합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비판받았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모리야마 문부과학상이 중의원(하원) 선거에 앞서 가정연합 행사에 출석해 추천장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이날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했다.
역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1%로 전달(23%)보다 2%포인트 하락하며 2021년 10월 기시다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과 같은 24%를 기록했다. 이 지지율은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 최저치다.
자민당 지지율도 24%로 재집권 이후 최저로 나타났다.
또 다른 보수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이 민영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함께 17∼18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전달보다 5.2%포인트 하락한 22.4%로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6.1%포인트 상승한 72.5%에 달했다.
이달 현지 주요 언론이 발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지통신 16.9%, 공영방송 NHK 25%, 교도통신 24.5%를 각각 기록하며 모두 퇴진 위기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꼽혔다.
마이니치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25%로 가장 높았다.
요미우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가\’라고 물은 결과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1%로 1위를 차지했다.
자민당에서는 비자금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언급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 정치인 중에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의 선호도가 최근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9월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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