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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서 터지는 ‘부동산 폭탄’, 금융권 아킬레스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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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가 올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직접 투자등에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 또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로 인한 연체율 및 부실 채무 증가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PF, 해외 부동산 펀드, 해외 부동산 투자 등 부동산 대출‧투자 관련 리스크 등 국내외서 불거진 부동산 리스크가 올해 금융업권 내 실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급격한 건전성 악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손실 처리 과정에서 축적해야 하는 충당금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당기순익 등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업권 전반의 불황과 경기 침체가 길어질수록 부동산금융과 관련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는데다 무엇보다 이같은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단순 원금 손실을 넘어 금융지주‧은행권 전반의 실적 악화와 건전성 이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올해 주목해 볼 부분이다.

4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높아진 건설업 연체율, 건전성 ‘뇌관’ 될까

실제 부동산 금융 리스크는 이미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업권을 중심으로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데일리임팩트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이 공급한 부동산 관련 건설업 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0.45%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건설업 평균 연체율(0.26%)보다 0.19%p(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특히 은행권 여신 전체 연체율도 이러한 건설업 연체율 상승의 여파로 0.24%를 기록하며 전년(0.2%) 대비 0.04%p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이 0.79%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상승 폭 또한 지난 2022년 0.34%에 지난해 0.79%로 두 배 이상 연체율이 높아졌다.

특히, 이러한 신한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을 중소법인 건설사로만 한정할 경우, 연체율은 0.92%로 1%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는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중소법인 기업 여신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6% 수준에 불과하다”며 “전체 여신의 건전성을 고려 시 영향은 제한적으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이 0.33%로 전년(0.17%) 대비 0.16%p 가량 상승했고, 우리은행도 0.26%에서 0.39%로 0.13%p 수준 연체율이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건설업 연체율이 감소(0.28%→0.27%)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PF 부실 리스크도 여전하다. 다만, 시중은행이 공급한 부동산PF 대출의 95% 이상이 원금 회수가 용이한 ‘선순위 대출’인데다, 실제 연체율도 0%대에 그쳐 당장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부동산PF의 경우, 부실화 가능성이 낮지만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에 대다수 시중은행이 보수적 기조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대비에 나선 바 있다”며 “현재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부실PF정리 등 건전성 제고 작업도 병행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디자인=김민영 기자.
디자인=김민영 기자.

해외에서도 ‘부동산 부실 폭탄’ 터지나

최근 불거진 해외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도 또다른 건전성 악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최근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손실 이슈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에 불거진 또 다른 해외 부동산 리스크에 업계 내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 전체 원금 규모는 20조 3868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투자 원금 규모를 보인 곳은 6조2458억원을 기록한 하나금융이다. 이어 △KB금융(5조 6533억원) △신한금융(3조 9990억원) △NH농협(2조3496억원) △우리금융(2조1391억원) 순으로 투자원금 규모가 컸다.

이 가운데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에 투자한 원금은 총 10조 4446억원인데 현재 해당 자산의 평가 가치는 9조3444억원으로 원금 대비 1조1002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10.53%로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5대 지주사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며 원금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이 -12.22%로 투자 원금 대비 평가 가치가 가장 낮았고 이어 KB금융(-11.07%), 농협금융(-10.73%), 신한금융(-7.90%), 우리금융(–4.95%) 등의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금융그룹사들이 자체적으로 투자한 부동산금융과는 별개로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 또한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데일리임팩트가 확인한 5대 금융지주의 은행 계열사 5곳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잔액은 7530억원 가량이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 규모는 전체의 34% 수준인 2570억원 정도인데, 은행업계에서는 당초 목표로 한 수익률(5~7%) 달성은커녕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 부동산펀드는 고객의 투자금을 모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지분 및 소유권을 확보한 후, 펀드 만기 도래 전 이를 매각해 차익(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만기 수익과 별개로 해당 부동산의 임대 수익을 일종의 ‘배당금’ 형태로 받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업무가 확산돼 오피스 수요가 줄었고,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하면서 당장 부동산 펀드 수익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여전한 업황 침체, 금융권 리스크도 우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동산발(發) 금융 리스크가 건전성 악화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리스크가 현실화된 PF, 펀드, 투자 등에 더해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잠재적 리스크로 거론되는 건설 대출 부문의 부실 위험도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최근 발간한 ‘기업부실예측모형을 통한 2023년 부실기업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권 내 기업이 부실화될 확률은 지난해 기준 6%로 지난 2019년(2.6%)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국내 500대 건설사에 포함된 10곳 중 7곳의 건설사가 현재 기준금리(3.5%) 수준에서는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최근 상당수 건설사가 자금 조달의 유일한 창구로 은행 대출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재 지속하는 고금리 기조는 부동산업권 전반의 부실화를 키우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부동산 관련 부실 채무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충당금 추가 적립 등 건전성 관리 방안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년 대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지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상생금융,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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