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가락동 일대가 정비사업으로 큰 변화를 앞둔 가운데 ‘가락삼익맨숀’이 첫 입찰에서 시공사 찾기에 실패했다. 조합측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해 역대 가장 높은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고금리와 원자잿값 인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선 그마저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18일 서울 송파구 송파동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지난 16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도 입찰보증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해당 사업지에 공을 들여왔지만, 내부 심의를 통해 일단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사업에 여전히 관심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조합이 제안한 조건을 바탕으로 사업성 검토를 진행한 결과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측과 조합 측은 공사비를 두고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입찰 지침서를 통해 고급 마감 자재 사용, 지하주차장 증설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조건으로 3.3㎡당 809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당시 송파구에서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이에 현대건설은 자사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홍보했으나, 이후 건축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난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락삼익맨숀은 기존 936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최고 30층, 16개동, 1531가구 규모 새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방이·오금·송파역과 가까워 입지도 좋아서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그만큼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통하지만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등으로 인해 하이엔드 적용 기준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은 이르면 오는 21일 시공사 선정 입찰 재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시공권 확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대건설과 조합측이 공사비를 놓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에 맞추려면 적어도 800만원 후반에서 900만원 초반 정도는 돼야 시공사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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