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는 가운데 관련 평가 손실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연합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으로, 전체 원금은 20조3868억원이었다. 이는 고객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 등과는 별개로 금융그룹들이 자체 집행한 투자다.
이 중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투입된 원금은 총 10조4446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자산들의 현재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원금보다 1조1002억원 줄어든 상태다.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존재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리스트를 사업장 단위별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의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사유를 보다 상세하게 분석할 방침이다. EOD 발생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선순위 이외 투자자는 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해외 자산 가치가 폭락했음에도 손실을 숨기는 사례가 있는지도 중점 점검 대상이다.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한 실사 한계 등이 존재하다 보니 금융사들이 과거 투자 시점의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며 자산 부실이나 손실 반영을 최대한 미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고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는 상업용 부동산에 내준 대출과 관련한 손실 우려로 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다. 독일의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대출 기관인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도 부동산 시장 약세로 채권값이 폭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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