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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 美 NFL ‘그들만의 리그’에서 ‘세계화’로 탈바꿈 가능할까

이투데이 조회수  

슈퍼볼 경기, 달착륙 중계 이후 역대 최다 시청
복잡성·해외 리그 부재 등에 미국 밖에선 시들
해외 경기·플래그 풋볼 홍보 등 세계화 노력 지속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슈퍼볼 경기가 치러지기 전 미국 국기가 보인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유명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풋볼(NFL) 등은 4대 프로 스포츠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는 바로 미식축구다. 올해 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는 달착륙 중계방송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미식축구 열풍은 미국에만 국한됐다. 미국 4대 스포츠 외에 미국의 발명품인 배구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즐기고 있지만, 미식축구만큼은 수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식축구가 세계화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복잡성 △주요 국제 대회 및 유명 해외 리그 부재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부재 등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가장 큰 한계는 미식축구의 룰이 복잡하고,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 축구는 매우 단순하다. 장비와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도 않는다. 반면 미식축구는 격렬한 스포츠라 아이들이 배우기 어렵고, 고가의 보호 장비 없이는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일부 규칙은 당황스러워 초보 관중을 실망하게 할 수도 있다.

팬들을 끌어들일 만한 대회도 중요하다. 월드컵이나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축구 토너먼트는 현지의 열정을 전 세계 무대로 전달한다. 농구에서는 NBA가 대표적인 대회로 자리 잡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국내 리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각국의 리그에서 뛰어난 선수들은 NBA나 NLB로 진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제 토너먼트는 물론이고 북미 이외에서는 NFL에 필적할 만한 리그가 없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트래비스 켈시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함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무하마드 알리, 마이클 조던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킬만한 스포츠 스타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은 복싱과 농구라는 스포츠를 세계화·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이클 조던은 1990년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이기도 했다. 미식축구는 아직 이러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올해 슈퍼볼 경기에서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가장 눈에 띈 사람은 선수가 아니라 관중석에 있었다. 바로 캔자스시티 치프스 소속 트래비스 켈시의 여자친구 테일러 스위프트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NFL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NFL은 팬층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매년 NFL 경기를 영국 런던에서 열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런던에서 3경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경기를 치렀다. 내년에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경기를 포함해 국제 경기 수를 8회로 늘릴 예정이다.

또 작년에는 2022~2023시즌을 배경으로 한 8부작 다큐 시리즈를 넷플릭스에 릴리즈했다. 올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선보일 더 단순하고 순한 버전의 스포츠인 플래그 풋볼을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일정 부분 성과를 얻기도 했다. 해외에서 치러진 모든 NFL 경기는 거의 매진이었다. 지난해 미국 밖에서 슈퍼볼을 시청한 사람은 총 5600만 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NFL의 확장이 더는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NFL은 2022년 한 해 무려 120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리그 스포츠 중 최고 수익을 올렸다. NFL 미국 팬들은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에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은 NFL이 보여주는 가장 미국적인 문화 특성일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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