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6일 찾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표 제출 예고에도 병원은 평소와 다름 없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환자와 그 가족들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 가능성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은 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는 19일까지 이른바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아산병원뿐 아니라 가천대길병원, 원광대병원, 고대구로병원, 부천성모병원 등 7개 병원에서 15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실제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병원 입구에서 만난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사직서 제출 전공의가 10여 명으로 보도됐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라며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건 맞지만 현재 모두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9일 전공의 전원 사직서 제출 보도는 예정된 사안인데 현재까지 실행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병원 현장에서는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의 한 전문의는 “전공의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다”면서도 “전공의들 파업(단체 사직)에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빅5 병원 의료진 가운데 전공의 비중은 평균 30%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어 집단 사직이 발생할 경우 의료 공백이 우려날 공산이 높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의 불안감은 매우 컸다.
소아질환을 앓고 있는 6살 아들과 함께 내원한 한 30대 여성은 진료를 마치고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여성 보호자는 “병원에 정기적으로 와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파업하면 걱정되죠”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외래진료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내원한 세종시 거주 30대 여성 회사원은 “지방에서 올라오는거라 파업하면 매우 불편하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했더라면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에서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의 집단 행동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오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제9차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었다.
조규홍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는 엄정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전체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금지’를 명령했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현장점검을 실시해 출근을 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할 때에는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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