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놓고 복지부-의사단체 강대강 대치 여전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의사 면허 취소 범위 확대
“정부 엄포 불과” 의견도…업무방해죄 적용 가능성
수도권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히자 정부가 집단행동에 따른 법적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최대 의사면허 취소 등 정부 방침이 법적으로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해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빅5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이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수만 2300여 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15%에 달한다. 빅5 병원뿐 아니라 조선대, 원광대병원 등 전국 곳곳에서도 일부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전공의들도 정부가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한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 달라. 이번에는 선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고, 명령 불응에 따른 고발로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판결만 나와도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다”며 “지속되는 명령 위반은 계속 누적된다. 정부는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각 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날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확보한 데 이어 필요한 경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문서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송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의료법 제59조를 근거로 한다.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는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 휴·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으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을 어기면 1년 이하 자격 정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의사가 어떤 사유로든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한 의료법 전문 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다면 의사면허 취소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도 진료를 방해할 의도가 있었다면 주동자뿐 아니라 모두가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으나, 사실상 모든 의사를 전과자로 만들 수 없으니 어느 선에서 정리하고 타협할지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실질적인 (집단행동) 주동자들에 대해선 형사처분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의료 분야 전문 변호사는 “의료법 행위 처분이라는 건 행정청인 보건복지부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고 규칙이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대인이 아닌 대기관 처분으로, 의사 개인의 자격정지와는 관련이 없다”며 “곧바로 면허취소가 불가능한 만큼 정부의 엄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일반 형사적 문제를 저질러 금고이상형이면 선고유예를 받더라도 의사면허가 취소된다”며 “단체행동에 참여한 전체 인원은 아니고 주도한 사람에 대해선 처분이 가능한데, 업무방해 등으로 실형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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