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방문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 회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중인 4공장 주요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5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캠퍼스 핵심 시설로 생산능력은 18만리터다.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 회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과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이후 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에피스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을 격려하고 다양한 건의사항을 경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달성해 연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3%,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수치다. 수주성과 역시 3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혈액질환 ▲안과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 허가를 획득해 창립 12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면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은 삼성의 선제적 투자 결단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이 만든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만에 약 3조7000억원으로 12배 성장했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2022년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5공장 건설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ADC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바이오 업계는 ADC 시장이 2022년 8조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17조원으로 두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 바이오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도 조성했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펀드로, 유망한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부터 4공장까지 완공을 마쳐 제1바이오캠퍼스 구축을 완료했다. 오는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400여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며, 협력사와 건설인력 고용 창출 효과까지 합하면 2032년까지 1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2011년 설립 당시 100여명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직원 수는 약 4500명으로 늘었으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20대다.
실적 성장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납부하는 법인세 규모도 2021년 약 1300억원에서 2022년 약 2500억원, 2023년 약 2600억원으로 2년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이 회장은 ‘삼성 부당합병’ 1심 무죄 판결 이후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미래 사업군을 직접 살피고 있다.
앞서 이달 9일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현장 및 2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했다. 삼성SDI는 급증하는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1공장에 이어 2022년부터 2공장을 짓고 있다.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2공장은 2025년 완공된다.
이 회장은 현지 관계자들에게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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