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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우수 상장사를 대상으로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무조사 유예 등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상장사들이 자발적 주가 부양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금융 당국은 또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상장사에 별도의 해외 기업설명회(IR)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상장사를 선정해 정부 표창을 정례적으로 수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우수 기업을 등급별로 나눠 국무총리 표창, 금융위원장 표창 등을 주는 방식이다. 업계는 당국이 추진하는 포상에 금전 혜택은 물론 세무조사 1~3년 유예 수혜까지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수 기업 선정 기준으로는 일본의 사례와 유사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투하자본수익률(ROIC) 등 주요 재무 지표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시가총액 및 업종별 자체 기준에 입각해 상장사가 매년 기업가치 개선 계획이 담긴 보고서를 공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금융위는 재무 지표 외에도 ‘선(先) 배당액, 후(後)배당일 제도’ 등 주주 환원 정도도 평가 지표에 담을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목표 투자 지표를 제시하도록 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또 다른 인센티브 아이디어도 수집해 달라고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 유관 기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차원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우수 상장사를 모아 별도의 해외 IR을 꾸리는 방안을 당국에 제안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자체적으로 정한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기업을 거래소가 선별한 뒤 해외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별도의 IR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 IR 행사에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평가 요소를 추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업계는 또 거래소가 공시 우수 법인 평가 가점 부여,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유예, 전자투표 및 전자 위임장 수수료 인하 등의 인센티브 대책을 꺼낼 수 있다고 봤다. 금융위는 이들 기관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프로그램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방향을 세운 것은 맞지만 세부적인 방법은 계속 고민 중”이라며 “IR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다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잘 하는 기업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관계 부처·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 밸류업을 통해 투자자 친화적인 증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뒤 구체화된 프로그램 방안을 내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는 PBR이 1배 이하인 상장사가 주가 상승 등 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부여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지만 당국은 이 같은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프로그램 초안을 완성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공유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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