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정점으로 4분기부터 내림세
뉴욕ㆍ도쿄 고급주택 임대료 2.5% 하락
상업용 부동산, 공급 부족 넘어선 수요 위축 시달려
LA 명물 62층 빌딩, 10년 전보다 45%↓
고급 아파트와 사무용 빌딩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요 도시 부동산 시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집값 비싸기로 소문난 글로벌 주요 도시의 임대료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일부 미국 상업용 빌딩의 매매가는 10년 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10개 도시 부동산 거래 등을 조사해온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 통계를 인용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급상승한 세계 럭셔리 아파트 임대료가 이제 정점을 지나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4분기 주요 도시의 상위 5% 아파트 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0.6% 하락했다. 캐나다 토론토는 낙폭이 4.8%에 달해 내림세가 가장 컸다. 뒤이어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의 고급 주거용 아파트 임대료도 각각 2.5% 하락했다. 임대료 비싸기로 이름난,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없었던 홍콩의 고급 주택 임대료마저 2% 떨어졌다.
다만 스위스 제네바(+2.5%)와 호주 시드니(+4.0%) 임대료는 작년 4분기에도 어김없이 올랐다. 특히 시드니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건설 제한 규제를 이어오면서 공급이 모자랐다. 여기에 도심 집중화 등이 이어지면서 임대수요가 증가했다.
국가와 도시별로 건설 경기 현황과 물가상승 비율 등이 맞물리면서 수치가 달랐으나 전반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하거나 내림세로 전환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고급 아파트와 함께 상업용 빌딩의 매매 가격도 내림세가 뚜렷하다. 고금리와 더불어 완공 예정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넉넉하게 대출을 추진했던 금융기관이 엄격한 가치평가에 나선 것은 상업용 부동산 공급 위축의 배경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지속했던 재택근무제, 사무실의 공유, 분산 근무 개념 등의 확산으로 수요가 더 크게 줄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세 번째로 높은 62층 규모의 AON 센터는 지난해 12월 1억4780만 달러(약 1970억 원)에 매각됐다. 10년 전이었던 2014년 매각 대금 2억6500만 달러(약 3530억 원)에서 무려 45%나 하락한 금액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주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지난 3년 동안 기록적이었다”라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공급 등이 확대하면 임대료 상승세는 더 둔화하거나 내림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상업용 부동산의 손실이 우려된다”라는 시장의 우려와 관련해 “현재는 물론 당분간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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