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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미국서 토요타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역대 최소로 줄이며 바짝 추격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다이하쓰·토요타자동직기 등 토요타 계열사의 품질 인증 부정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현대차·기아로선 토요타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2009년에도 대규모 리콜 사태로 미국 시장점유율이 17%에서 2011년 12.9%로 하락한 적이 있다. 토요타를 상징하던 품질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는 품질 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4.2%에서 5.1%로 상승했다.
14일 교보증권 리서치센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0.7%로 토요타(13.7%)와의 격차는 3%p였다. 2018년 6.8%였던 양사의 마켓쉐어는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023년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16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2021년 혼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5위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는 GM·도요타·포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판매량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가운데 미국에서는 전년 대비 5% 내외 상향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싼타페·투싼 페이스리프트·제네시스 GV80을 출시한다. 이 가운데 투싼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 판매량 연간 20만대를 돌파한 주력 모델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최근 현지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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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3열 전기차 SUV EV9의 성공적 론칭에 힘쓰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만 약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NFL(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2024’에 EV9 광고 캠페인을 방영했다. EV9은 방송 후 검색량이 2497%나 증가할 정도로 미국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해 전년 대비 1만2000대의 판매 증대를 노린다. 지난해 미국에서 카니발 판매가 직전 연도 대비 93% 증가하고 현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50% 이상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기아가 목표로 하는 순증 효과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뿐 아니라 제네시스가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작년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도도 있다”며 “토요타는 오랫동안 품질 인증을 속여왔다는 점에서 신뢰성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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