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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감과 연초효과가 맞물리면서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 공모주 청약과 관련된 우선 배정 비율의 변경으로 비우량채(신용등급 A 이하) 투자 비중이 중요해지면서, 우량채·비우량채 상관없이 회사채 발행이 흥행 중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기록, 금리인하 필요성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1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2.9%)를 벗어난 3.09% 오르면서 오히려 고금리 유지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회사채 시장에는 악재다. 시세차익을 얻을 가성이 낮아지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시기에는 채권가격이 상승해 고금리일 때 발행된 채권으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14일 기준)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18조59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작년에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지만, 올해는 더욱 구체적이다. 금리 인하 시점을 빠르면 3월로 보는 시각이 나왔고, 올 상반기 안에 금리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이일드펀드가 비우량채 수요를 뒷받침한 것도 회사채 발행 증가에 큰 힘이 됐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 자산을 집중적으로 담는 펀드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지만, 일정 비율을 코스닥 벤처기업 주식이나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에 투자하면 기업공개(IPO) 공모주 물량의 일부를 우선 배정 받는 혜택이 있다.
IPO 공모주 투자 호황으로 공모주 청약 투자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올해부터 코스닥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비우량채권 투자 보유 비중이 10%로 상향조정(기존 5%)되자 하이일드펀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비우량채 투자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확실시되던 미국 금리 인하에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실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3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8.5%,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33.9%를 기록했다. 직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0% 이상이었다. 실제 미국의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발표 이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315%까지 올라 작년 11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는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가 높을 때 발행했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회사채 투자 수요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6월 이후로 밀릴 경우 자연스럽게 회사채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발행 물량도 부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발 금리인하 기대감과 연초 자금 집행으로 금리 상승은 매수의 기회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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