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지난해 말 전년 대비 5조원 가량 재고 줄여
메모리 감산 상반기까지 여전히 이어간다는 방침 고수
AI 수요 힘입어 올해 연간 영업익 수십조원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재고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51조6306억원으로 전 분기 55조2560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전년도 말 기준인 52조1879억원보다 재고 수준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 13조4810억원으로 전 분기 14조9480억원 대비 9.8% 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지난해 말, 전년도 대비 줄어든 양사의 재고자산은 대략 5조원이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전략에 따른 효과다. 여전히 업계 전체 재고 수준은 높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여전히 생산 조정을 통해 재고 수준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올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35조원 상당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0조원 이상의 영업익이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외에 기타 사업을 함께 영위 중인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가전, 모바일 등의 분야에서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반도체는 최근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그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이같은 흑자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은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D램 현물가는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 가격이다. 통상 4∼6개월 후 기업 간 거래 가격인 고정 거래 가격에 수렴해 시장 선행 지표로 통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937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말 1.761달러 대비 올해 들어서만 10% 가량 올랐다.
지난해 9월 4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 1.448달러와 비교하면 5개월여 만에 33.8% 상승한 셈이다. 아울러 용량이 큰 ‘DDR4 16Gb 2666’ 제품 가격 역시 최근 상승세다. 작년 9월 7일의 연중 최저가 2.715달러에서 지난 8일 3.673달러로 35.3%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D램 현물가는 2022년 2월 이후 줄곧 하향세였으나 공급 업체의 감산 효과 본격화와 재고 소진 등이 맞물려 가격은 작년 9월 초를 기점으로 꾸준히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로 이처럼 가격 상승세가 굳어지면서 시장 회복 전망은 성큼 다가온 분위기다. 아울러 지난 1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점도 업황의 턴어라운드를 가늠하게 하는 지표로 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까지는 감산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해 4월부터 감산 전략을 통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레거시(구형) 중심의 메모리 감산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전방 산업이 단기간 내 살아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탓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찍었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도 가격이 상승하고 작년 대비 높은 메모리 수요 증가율이 일단 예상되지만 보수적인 투자 기조 유지할 생각”이라며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한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생산 확대 및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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