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자들의 경기 전망이 더 악화했다. 정부의 ‘1·10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등에 따른 시장위축으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지난달보다 2.7p 하락한 6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좋음’ 응답 비중에서 ‘나쁨’ 응답 비중을 뺀 뒤 100을 더해서 산출하는 데 85 미만이면 하강국면이다. 하강국면은 총 4단계로 나뉘며 1단계에서 4단계로 갈수록 전망이 나쁨을 의미한다. 50~75 미만은 하강 2단계로 분류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전월보다 1.1p(60.6→61.7) 상승했다. 소폭 올랐지만, 사업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구간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서울과 경기는 각각 2.2p(65.9→68.1), 4.6p(57.5→62.1) 상승했고 인천은 3.8p(58.6→54.8) 하락하며 두 달째 내림세를 나타냈다.
서울과 경기는 그동안 하락세가 없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분양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긍정적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은 전세 사기 피해주택 경매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많은 게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은 3.5p 하락한 64.5로 전망됐다. 제주(55.5→75), 충남 (56.2→62.5), 세종(78.5→81.2), 울산(75→75)을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외지인의 매수세가 크게 꺾인 데다 1·10 대책에 비수도권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구(80.9→62.5)의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전남(73.3→62.5), 전북(73.3→64.2), 광주(63.1→55.5), 대전(57.8→52.3), 강원(63.6→58.3), 충북(57.1→53.8), 경남 (75.0→73.3), 부산(66.6→65.2) 순이다.
주산연은 “대구는 지난해 2월부터 미분양 주택이 줄었지만, 악성인 준공 후 미분양은 9월부터 증가하고 있다”며 “시행사의 주택사업승인 반납, 사업계획승인 후 미착공 단지 발생 등도 전체적으로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지수 상승 배경은 제주도개발공사가 올해 719억 원을 들여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봤다.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보다 6.4p 하락한 81.6을 기록했다. 작년 9월 기준선(100)을 회복한 뒤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사업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사업자들이 느끼는 원자재 가격 부담이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지수는 58.4로 7.7p 하락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자금시장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사업자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주산연은 “1월 발표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방안에 대한 기대감은 있으나 고금리 등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시장경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와 더불어 보다 실효성 있는 시행방안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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