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2월부터 꼬박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화로 우리나라 방위산업과 원자력 발전 분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반해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전체 수출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1%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와중에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식량 안보 이슈는 별다른 성과 없이 공회전 중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우 전쟁 지속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면서 K-방산은 새로운 수출 효자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안보 불안에 각국의 무기 수요가 늘면서 가성비 좋은 국내 제품이 재조명을 받는 형국이다.
지난 2021년 73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 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의 경우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되며 수출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130억 달러에 그쳤지만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방산 수출 대상국은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됐고 수출 무기 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됐다.
향후 전망도 밝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은 루마니아와 대규모 무기 구매 계약을 앞두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해당 지역으로의 무기 수출 확대도 예상된다. 정부가 목표로 세운 ‘세계 4위 방산 수출국’ 달성 역시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러·우 전쟁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탓에 우리나라 원전 산업도 재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탄소중립 달성 이슈까지 더해져 최근 수년간 국내 원전 분야는 수출형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등 러시아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현지 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대규모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러시아 수출도 줄곧 감소세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0.97%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직전인 2021년에는 1.55% 수준이었다. 지난해 대러시아 수출액은 61억6100만 달러로 2021년 99억7953만 달러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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