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올해 총선의 주요 슬로건으로 ’86 운동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면서 서울 구로갑 선거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로갑에선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운동권 출신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인 이인영 의원이 5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영입인사인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전 YTN 앵커)가 이 지역구에 출마할 계획을 세웠다.
이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지역 텃밭을 단단히 다졌는데 호 대변인이 보도채널 앵커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도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구로갑은 각 당에서 치러질 공천 절차를 거쳐 이인영 의원과 호준석 대변인과 이인영 의원의 경쟁 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은 구로갑 지역구 텃밭을 공고하게 다진 점을 바탕으로 5선을 노리고 있다.
이 의원은 1964년 6월28일 충청북도 충주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고려대학교 재학당시 총학생회장을 맡고 학생운동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초대의장으로 민주화 항쟁에 전면에 섰다.
전대협 초대의장을 이인영 의원이 맡을 당시 부의장은 이상호 민주당 의원이었다. 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3기 의장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계에서는 이런 인연들을 바탕으로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 그룹을 대표하는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이인영 의원이 꼽힌다.
이인영 의원은 2004년(17대 국회), 2012~2020년(19~21대 국회) 총선에서 4차례 구로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재야의 원칙주의자’에서 ‘거물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며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국민의힘에서 이인영 의원의 텃밭인 구로갑에 신경을 쓰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운동권 청산’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것과 관련이 깊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운동권 세력’의 퇴출을 이번 총선에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설날 민심을 살펴본 결과) 야당이 입법폭주 정쟁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운동권 세력을 퇴출하고 의회정치 복원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전했다”며 “총선에 승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개발해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운동권 출신의 이인영 후보가 등판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구로갑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예비후보들이 줄을 잇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에서는 호준석 대변인을 비롯해 김재식 변호사, 안홍렬 변호사가 공천심사 대상에 올라있다.
이 가운데 특히 호준석 대변인의 경우 국민의힘이 2023년 12월 총선을 염두에 두고 영입한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호준석 대변인은 1994년 YTN에 보도국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청와대 출입기자, 보도국 앵커팀 부국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체제에서 대변인을 맡아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호 대변인은 일찌감치 구로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인영 의원과 대결을 통해 정치적 자산을 쌓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임영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구로구협의회 자문위원과 김종욱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구로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더구나 민주당 내에서 이인영 의원을 비롯한 86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험지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는 점은 이번 구로갑 총선에서 변수로 꼽힌다.
구로갑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험지로 분류되지만 최근 보수 정당 지지 확산 분위기도 나타난다.
구로구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49.2%를 보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 47%가량 나왔다. 격차가 2.2%포인트 가량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최근에는 표심이 유동적이다.
게다가 같은 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진영이 깃발을 꽂기도 했다. 구로구청장 선거에서는 문헌일 국민의힘 후보가 52.3%를 얻어 박동웅 더불어민주당 후보(47.7%)를 제쳤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56.1%로 과반 득표했다. 조장우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