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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100억 달러 AUM 달성했지만…기관 수요 ‘잠잠’

이투데이 조회수  

비트코인 현물 ETF, 20 거래일 만에 100억 달러 AUM 달성
ETF 자금 유입으로 BTC 가격 26개월 만에 5만 달러 터치
기관 수요 전망 엇갈려…‘78% 투자 계획 없다’ vs ‘아직 초기’
국내 법인ㆍ기관에 대한 시장 개방은 요원…“허용 필요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20 거래일 만에 운용자산 규모(AUM) 100억 달러를 달성하며, 비트코인 가격 역시 이날 한때 5만 달러를 돌파했다. 현물 ETF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초 현물 ETF의 효과로 기대됐던 기관 자금 유입 증가를 두고는 다소 상반된 예상이 나오고 있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후 한 달, 20 거래일 만에 운용자산 규모(AUM)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며 비트코인 가격 역시 이날 한때 26개월 만에 5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9900 달러 선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보다 높았던 때는 2021년 4월 한때와 10월, 11월뿐이었다. GBTC 유출이 감소하고, 블랙록의 IBIT, 피델리티의 FBTC 등을 포함한 나머지 9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유입이 늘어난 것이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블랙록 IBIT의 브로커 딜러 지정 판매사(AP)이기도 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유동성을 판단하는 2가지 지표에서 IBIT와 FBTC가 GBTC를 넘어섰다”면서 “GBTC가 수수료를 내리지 않는다면 IBIT와 FBTC로 자금 유입이 계속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8일(현지시각)과 9일(현지시각) 나머지 9개 ETF 유입량에서 GBTC 유출량을 뺀 순유입량은 각각 약 9000개, 1만 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런 현물 ETF의 성과를 높게 평가해 온 바 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10일(현지시각) 블랙록의 IBIT과 피델리티의 FBTC가 30년 동안 출시된 ETF 중 첫 한달(20거래일) 간 가장 높은 성과를 나타낸 ETF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첫해 200억 달러 순 유입 전망 등이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예측에는 기관 투자 수요의 증가에 대한 예측이 깔려있다. 현물 ETF가 법인과 기관에 현물 직접 거래 대비 편리한 거래 환경과 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존 규제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해오던 전통 금융기관들이 상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을 둘러싼 증권성이나 위법성 리스크 역시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2년 전보다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JP모건이 기관 투자자 40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 중 78%는 ‘가상자산 투자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5년 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기관 투자자 역시 12%에 불과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었다. 2022년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3년간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본 기관 투자자는 25%로, 인공지능(AI)과 비중이 같았다. 다만 이후 AI를 ‘향후 3년간 가장 중요한 기술’로 본 응답자는 2023년 53%, 올해 61%로 꾸준히 증가한 반면, 블록체인의 경우 2023년 12%, 올해는 7%까지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정석문 코빗리서치 센터장은 여전히 기관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센터장은 “2022년 초는 2021년 불장 직후 투심이 매우 고조되어 있었던 때였고, NFT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그 자체가 투자 결정에 주는 영향은 별로 없었다고 본다”면서 “기관 투자자들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고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장기 보유 목적인 투자자들에게는 아직도 상승 여력이 많다”고 말했다.

단순 설문 조사만으로 기관 수요를 예측하기엔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 센터장은 “아직 너무 초반이고 본격적인 유입은 (ETF 상품이) 투자 자문업 등 펀드 유통 채널에 온보딩된 이후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본격적인 자금 유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관심 있는 기관 투자자마저 거래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당시 금융당국이 현물 ETF 중개를 금지하면서, 한때 국내 증권사들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2017년 투심 자극을 이유로 금융기관 등의 가상자산 보유, 매입, 지분 투자 등을 금지했고, 특금법에 별도 금지 조항은 없지만, 사실상 국내 법인 또는 기관의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막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를 포함한 법인 및 기관 투자자 유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하나의 자산군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트렌드에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결국 국내에서 법인의 가상자산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가 논의되고 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게리 갠슬러 SEC 의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된 사항들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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