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까지 151억 달러 발행…전년비 30%↑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영향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도
반도체ㆍ배터리사 해외 진출에 따른 자금 조달도 요인
올 들어 한국에서 달러화 채권 발행액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LSEG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국 소재 미 달러화 채권 발행액은 151억 달러(약 21조 원)로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30% 증가했다.
통상 한국의 1월은 계절적으로 채권거래가 활발한 달인 측면이 있지만 현재는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활용해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거래가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세계적인 수준이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대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도 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반사효과도 누리고 있다. 달러화 채권의 주요 발행처인 중국 부동산 부문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고, 중국 경제도 여전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HSBC의 아시아태평양부채자본시장 공동 책임자인 다니엘 김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이고 발행자는 AA, A, BBB 등 수준”이라면서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잡음이 많은 현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을 안전한 피난처로 여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 등으로 시장을 확장함에 따라 지속해서 자금 조달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령 베터리사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북미 최대 2차전지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약 2조원이 투입되는 1단계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차 약 60만 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연간 6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증설을 통해 총 12만t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황윤성 한국 자본시장 책임자는 “한국 배터리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들 발행사들도 투자자 기반을 다양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미국 달러 채권시장을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씨티의 아시아 부채 신디케이트 책임자인 리시 자란은 “올해 한국 달러화 채권 발행액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시작했고,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전체 예상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00억~400억 달러 정도로 큰 폭의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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