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7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나서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사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샘 올트먼 방한 소식에 급등했던 국내 AI 관련 종목들에도 다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이 5조~7조 달러(약 6600조~9300조원)의 자본 조달을 목표로 예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은 셰이크 타흐눈 빈자예드 UAE 국가안보 고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트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가 현재 계획 중인 것보다 더 많은 AI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며 “팹 증설,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AI 인프라와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에 매우 중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증권가에서는 AI 수요가 확대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자본지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19% 높다”며 “거대 기업들의 강력한 투자는 AI 밸류체인 전반에 수혜로 이어지며 AI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41%의 성장률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정보 연구 기업 마켓밸류인사이트(MVI)가 발표한 ‘한국 인공지능(AI) 시장 가치’ 보고서도 지난 2022년 국내 AI 시장 규모가 20억7000만 달러(약 2조7593억원)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AI 시장이 연평균 25.44%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32년에 약 199억7000만 달러(약 26조6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이스트소프트, 제주반도체, 어보브반도체, 픽셀플러스 등 종목들이 오픈 AI 관련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 바우처 지원 사업 공급기업에 선정된 이력이 있어 AI 대장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저전력 반도체를 설계하는 업체로 시장에서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로 알려져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설계하는 회사다. MCU는 온센서AI(이미지 센서에 AI 칩을 탑재)의 두뇌 역할을 한다. 픽셀플러스는 이미지센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이미지신호처리(ISP) 칩을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그러나 AI 관련주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트먼 방한 소식이 알려진 뒤 급등하던 이들 종목의 주가는 정작 울트먼이 방한한 이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트먼이 방한했던 지난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이스트소프트, 제주반도체, 어보브반도체, 픽셀플러스 등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은 각각 –33.05%, -4.01%, -13.02%, -25.63%로 집계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