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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도 늘고 사람도 늘었는데…경매시장 온기는 ‘아직’

데일리안 조회수  

고금리 부담 못이긴 ‘영끌’ 물건 속속 유입

분양가 상승, 경기 침체 등 경매시장 관심↑

“매매시장 관망세, 보수적 접근…옥석 가리기 심해”

매매시장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데일리안DB
매매시장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데일리안DB

매매시장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물건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그간 얼어붙어 있던 경매시장 분위기도 한풀 누그러진 모습이다.

다만 입지별, 물건별 온도차가 심하고 수요자들이 대체로 경매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당장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긴 힘들 거란 진단이다.

1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62건으로 한 달 전(2233건) 대비 28.2% 증가했다. 지난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다 진행건수다. 낙찰률은 38.7%, 낙찰가율은 83.2%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수는 8.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곳은 인천 계양구 작전동 일원 까치마을 태화아파트(전용 37㎡)로 82명이 응찰해 감정가(1억5200만원)의 88.2%인 1억341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한 차례 유찰된 뒤 1억원 초반대의 최저가격이 형성되자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렸다.

서울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13건으로 같은 기간 215건에서 45.6% 크게 늘었다. 몇 번의 유찰을 거듭하고도 주인을 찾지 못하던 물건들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낙찰률도 37.7%로 한 달 전 대비 7.9%포인트 개선됐다. 낙찰가율은 86.2%로 한 달 전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수는 9.0명으로 같은 기간 2.8명 증가했다.

서울에서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물건은 금천구 독산동 일원 주상복합 ‘명도힐스티지’로 총 46명이 응찰했다. 감정가 2억9500만원의 84.7%인 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응찰자 수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 아무래도 두 번 정도 유찰된 물건들은 일단 좀 저렴해 보이니까 저가에 매수하겠다는 수요가 붙은 것”이라며 “아파트를 중심으로 보면 투자보다 실수요가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괜찮은 물건들은 여전히 매수세가 몰리고는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 한동안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물건이 지속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본다.

분양가 상승으로 신축 아파트는 부담스럽고, 주택경기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짙어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도 증가할 거란 관측이다. 다만 종전보다 경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더라도 시장이 온전히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이르단 평가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저렴한 물건을 매입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수요자들이 가격을 올리지는 않겠단 스탠스”라며 “앞으로 집값이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있으면 경쟁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하지만 떨어질 거란 생각이 더 크다 보니 수차례 유찰된 물건 위주로 관심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분양가도 워낙 높다 보니 신축급 대단지, 정주 여건이 괜찮은 신축 아파트는 한 번 정도 유찰돼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더 많이 몰린다. 반대로 수도권은 아예 저가 아파트로 몰리기도 하는 편”이라며 “물건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심하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즐거운경매 대표는 “경매시장에 신규 유입되는 수요자들을 보면 ‘매매보다 경매’라는 생각을 가지고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늘었다”며 “매매가격이 더 떨어질지 가늠할 수 없어도 어쨌든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이 갑자기 확 살아나면 매매로 다시 발길을 돌리겠지만, 지금은 관망 분위기가 강해 경매시장에 남아있거나 유입되는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 시점에선 좋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선택지가 늘어나는 만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응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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