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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업계에서 3N2K로 통하는 넥슨·엔씨소프트(036570)·넷마블(251270)·카카오게임즈(293490)·크래프톤(259960) 등 주요 5개 게임사가 지난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역대 최대 매출을 찍으며 잘 나간 넥슨과 크래프톤이 함박웃음을 지은 반면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과 함께 침체된 분위기를 내보였다.
국내 게임 업계를 이끄는 이들 5개 사는 올해 ‘글로벌·쇄신·인공지능(AI)’을 키워드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경영진을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구상이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화두가 된 AI 도입에도 서둘러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의 매출 합계(연결 기준)는 11조 1482억 원으로 추산된다. 11조 원대 합산 매출은 유지했지만 11조 6415억 원이었던 전년보다는 4.2% 줄었다.
전체적으로는 소폭 감소한 수준이었지만 회사 별로 보면 편차가 크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지난해 넥슨은 3조 9323억 원, 크래프톤은 1조 9106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1조 7798억 원으로 크래프톤에 매출액에서 밀렸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2022년 대비 75% 감소한 1373억 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넷마블은 매출 2조 5014억 원, 영업손실 696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조 241억 원의 매출로 3년 연속 1조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나 감소한 점이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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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야심차게 개발한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넥슨은 루트 슈터 장르의 ‘퍼스트 디센던트’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아크 레이더스’ 등 콘솔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크래프톤은 상반기에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하반기에는 ‘프로젝트 인조이’를 각각 선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가디스오더’, ‘롬(ROM)’, ‘프로젝트V’ 등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서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북미·유럽 시장에, ‘에버소울’을 일본에,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일본 등에 각각 출시한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내정자는 “내부적으로 PC·콘솔 게임에 대한 글로벌 서비스 전담 조직을 새롭게 구성했고 테스트 환경도 자체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동안 손을 놨던 중국 시장도 다시 공략한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계획이 사실상 철회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게임사들이 출진 채비에 나섰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2’를, 넷마블은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를 앞세워 중국 게이머 공략에 나선다.
최근 중국 정부에서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을 받는 게임들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달 2일 넷마블의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 등이, 지난해 말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 위메이드의 ‘미르M’ 등이 판호를 발급받았다.
크래프톤을 제외한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 4개 사가 경영진을 교체하며 쇄신에 나서는 점도 업계의 중요한 화두다. 엔씨소프트는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에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와의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다.
카카오게임즈도 수장을 바뀐다. 2016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8년여 간 회사를 이끌던 조계현 대표 대신 한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사령탑을 맡았다. 넥슨도 대대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2014년부터 일본 본사의 대표를 맡아온 오웬 마호니가 물러나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새 수장으로 내정됐다. 이 대표 내정자의 후임으로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내정됐다.
넥슨코리아는 15년 만에 공동대표 체제를 택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 이사회도 개편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외 이사를 영입하고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넷마블도 경영기획 담당 임원 김병규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승진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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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에 AI을 활용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기술 고도화에도 뛰어들었다. 각 게임사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 내 이미지와 시나리오, 오디오 등 제작 작업에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달 딥러닝 기술을 개발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AI, 딥러닝 등 첨단 IT 기술이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작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전면에 도입했다. 바르코를 활용해 문자나 이미지, 가상 인간을 만들고 편집하는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실제 활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업 방식을 혁신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넥슨의 연구소 ‘인텔리전스랩스’는 AI 게임 중계와 AI NPC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8년 출범한 AI센터에서 게임 밸런스 상태 확인 기술, 음성 명령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가 불러올 산업의 구조적 개선이 게임 업종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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