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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방송 또는 공개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 방송사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드라마는 2022년 135편에서 지난해 125편으로 1년 만에 7.4%가량 감소했다.
드라마의 명가로 꼽히는 SBS는 평일 드라마가 한 편도 없으며 MBC는 그나마 일일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지만 월화 드라마나 수목 드라마는 뜸하다.
종편 중 가장 많은 드라마를 방송해온 JTBC 역시 2021년 이후 월화 드라마가 없으며 많은 인기작을 쏟아냈던 tvN도 꾸준히 드라마를 편성해온 수목 저녁 시간대에 새 드라마를 내놓지 않고 있다.
드라마 감소 추세는 토종 OTT도 다르지 않다. 토종 OTT 티빙의 경우 2022년 13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으나 작년에 공개된 드라마는 6편에 그쳤다. 웨이브 역시 작년엔 2편 뿐이었다.
다만 거대 자본력을 보유한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작년에 2022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드라마를 공개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드라마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적게는 100편, 많아도 110편 미만의 드라마만 나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와 OTT가 드라마 편성을 줄이는 데는 제작비에 반해 수익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악화했기 때문이다.
제작비가 치솟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톱스타로 불리는 인기 배우들의 출연료 상승이다.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 플랫폼 관계자들은 지난달 16일 서울 마포구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실에 모여 드라마 산업의 위기와 해결 방법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는 인기 배우들의 출연료였다.
이 자리에서 한 방송사 관계자는 “주연은 이제 회당 ‘억’소리가 아니라 ’10억’소리가 현실”이라고 말했고, 한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사와 방송사가 드라마 판을 키웠지만 일부 배우만 그 과실을 가져가는 게 아닌가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OTT가 한국 드라마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기 배우들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에선 400만원 받는 배우가 OTT에선 1500만원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OTT로 넘어가면서 (출연료가) 배로 뛰고, 다시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드라마 시장의 침체를 피하려면 인기 배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거나 인기 배우들의 출연료를 조정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배대식 사무총장은 “방송사와 OTT, 정부, 매니지먼트사까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무엇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결국 논의의 장이 열려야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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