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 시장이 해빙 조짐을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기준으로 5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특례보금자리론 종료와 금리 추가 인하 둔화 영향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달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반등하고,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 대출도 시작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37건으로 지난해 12월 1826건을 일찌감치 넘었다. 1월 거래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이 약 20일가량 남은 것을 고려하면 3000건대 회복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경기지역도 지난달 들어 빠른 거래량 회복세를 보인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1만4609건으로 지난해 12월(1만6507건) 거래 규모에 근접했다. 신고기한을 다 채우면 2만 건 이상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상승세는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더 극적이다.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13건에 그쳤고, 경기도 역시 같은 달 1만4167건으로 연내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주택가액 9억 원 이하, 소득제한 없음’ 조건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9월 말까지 공급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곧 늘었고, 지난해 8월에는 서울 기준으로 3899건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 종료와 금리 인하 둔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12월 1000건 대로 쪼그라 들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개월 만에 반등을 시작한 상황에서 앞으로 더 강한 반등세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9일과 30일부터 시작한 신생아 특례 대출과 개편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을 이용한 아파트 매매 수요와 봄 이사철이 더해지면 거래량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정책 대출은 한도가 정해진 만큼 시행 초기에 수요가 집중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 대출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 만에 9631건, 총 2조4765억 원 규모의 신청이 몰렸다. 연내 27조 원 규모의 신생아 대출이 예고돼 있고, 보금자리론까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면 매수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지난 1·10 부동산 대책 발표의 효과도 어느 정도 있고, 지난해 말 미뤄뒀던 이사나 매매 계획을 새해 실행하면서 거래량이 반등하는 계절적인 영향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집값 ‘가늠자’ 역할을 하는 강남지역 내 고가 아파트는 이미 올 들어 신고가를 줄줄이 기록하면서 한발 먼저 움직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84㎡형(23층) 입주권은 지난달 22일 30억1198만 원으로 지난해 6월 최고가 30억198만 원보다 1000만 원 오른 가격에 손바뀜됐다. 또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75㎡형도 지난달 9일 90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 62억 원보다 28억 원 오른 최고가에 팔렸다.
부동산 전문가는 2월 이후에도 특례 대출 확대 영향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소폭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이번 서울 ‘메이플 자이’ 경쟁률만 봐도 여전히 내 집 마련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특히 시장에선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갈 때 기준금리 인하도 예상돼 주택담보대출 금리 추가 인하도 가능한 상황이므로 잠재 수요가 정책 대출 등의 영향으로 더 확대된다면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 역시 “정부 신생아 특례 대출 시행 등으로 거래 심리가 더 개선될 여지가 있고, 비아파트 규제도 완화해놓은 상황이라 이를 포함해 전반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댓글0